영국 교수팀, 1000명 대상 실험
“음모론 방지위해 수면의 질 개선”

이미지 크게보기

수면 부족이나 불면증 등 수면의 질이 좋지 않은 사람은 음모론을 더 잘 믿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이런 믿음이 백신 접종 반대, 기후 변화 회의론 등 사회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3일 대니얼 졸리(사진) 영국 노팅엄대 교수팀이 국제 학술지 ‘건강심리학 저널’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1000여 명이 참가한 두 가지 실험에서 과거 한 달간 수면의 질이 나쁜 사람은 음모론적 콘텐츠에 노출된 후 이를 지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우선 참가자 540명의 수면의 질을 평가한 다음, 이들에게 2019년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에 관한 음모론적 내용이 담긴 기사와 화재 사고를 사실적으로 설명한 기사 등 두 건의 기사를 읽게 했다. 각 기사에 대한 신뢰 등을 조사한 결과, 수면의 질이 나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쪽보다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에 고의적인 은폐가 있었음을 암시하는 음모론을 믿을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두 번째 연구에서 575명을 대상으로 수면의 질 저하에 따른 음모론적 신념 증가와 불면증의 관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수면의 질 저하와 불면증은 모두 음모론적 사고방식, 특정 음모론에 대한 믿음 등과 유의미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노와 편집증도 음모론적 신념에 영향을 미쳤지만 일관성은 떨어졌다.

연구팀은 “수면의 질을 개선하면 정보를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오해 소지가 있는 이야기에 저항할 능력을 더 잘 갖출 수 있을 것”이라며 “음모론 확산 방지를 위해 수면에 초점을 맞춘 개입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구혁 기자 gugij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