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국민연금 개혁 마지막 기회　 국민연금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인상하는 모수개혁 논의가 급물살을 탄 7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국민연금공단 경인지역본부를 찾은 시민들이 상담창구에서 직원들에게 문의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 ‘재정안정파’ 김용하 교수

“개혁 늦어지는게 더 큰 손실
소득대체율 인상도 수용해야
1%P 놓고 싸우면 소탐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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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 연금 제도의 핵심은 신뢰입니다. 국민연금 재정과 관련해 청년 등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국민 신뢰가 더 무너지는 걸 방치해선 안 되는 만큼 모수개혁이라도 서둘러야 합니다.”

김용하(사진)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는 7일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연금 재정 고갈 시기를 늦추기 위해선 모수개혁이라도 지금 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재정안정파인 김 교수는 21대 국회 연금특별위원회 민간자문위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김 교수는 “구조개혁과 모수개혁 방향성은 같다”며 “모수개혁을 먼저 이행하고 구조개혁을 단계적으로 하기로 합의한 건 개혁의 ‘9분 능선’을 넘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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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재정안정을 중시하는 그는 연금 개혁에 대한 국민 저항감을 고려해 퇴로를 열었다. 그동안 김 교수는 현행 40%인 소득대체율을 올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 왔지만 보험료율 인상을 감내해야 하는 국민을 위해 소득대체율 인상도 어느 정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봤다. 김 교수는 “연금 개혁 방향성은 재정안정 중심으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면서도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40%가량 올리면 국민은 상당한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재정안정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노후 소득을 보장하는 소득대체율 인상도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득대체율 인상을 1%포인트 양보하면 재정안정 측면은 더 악화되겠지만 (소득대체율 인상을 반대하다가) 연금개혁이 늦어지는 게 더 큰 손실”이라고 봤다. 이어 김 교수는 “소득대체율이 적게 인상되면 재정안정 측면에서는 좋겠지만 연금 개혁은 학문적·이론적 문제가 아닌 현실정치 문제”라며 “‘1%포인트’ 등 특정 숫자를 두고 너무 격렬하게 싸우면 소탐대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회로 연금 개혁의 공이 넘어간 만큼 실기해선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번에 합의 못하면 앞으로 선거 등 정치 변수를 고려할 때 3~5년간 합의를 못할 수 있는데 이는 국민연금 재정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소득대체율이 42~45% 어느 지점에서 정해지느냐보다는 모수개혁으로 구조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여야 간 연금 정치의 신뢰를 회복하는 출발점이 모수개혁 합의”라며 “모수개혁 합의는 갈등과 반목 국면에서 대화 국면으로 전환돼 새로운 정치질서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