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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납부한 건강보험료 46억 원을 횡령한 재정관리팀장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다. 해당 횡령 금액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역대 최대 규모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부장 민지현)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 등으로 기소된 최 모(47) 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최 씨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관리팀장이던 2022년 4∼9월 공단 내부 전산망을 조작하는 등의 방법으로 18차례에 걸쳐 총 46억 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범행 후 필리핀으로 도피한 최씨는 1년 4개월여 만인 지난해 1월 9일 마닐라 고급 리조트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최 씨의 횡령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은 위반하지 않았다고 봤다. 최 씨는 횡령액 가운데 약 35억 원을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코인을 구매해 해외 거래소의 전자지갑으로 전송한 바 있다.

하지만 법원은 최 씨의 행위가 범죄수익 은닉에는 해당하지만, 적법하게 취득한 자산으로 가장하려는 목적은 아니라고 봤다. 또, 최 씨로부터 39억원을 추징해달라는 검찰의 요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공무원에 준하는 청렴성이 요구됨에도 계획적으로 거액을 횡령하는 등 죄질과 수법이 매우 나쁘다"며 "피해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고, 범행 후 정황도 매우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김무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