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미국 아이다호주 이글의 공공도서관에 ‘영어덜트’ 섹션 서가가 마련돼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의 주요 출판사 그룹이 아이다호주를 상대로 도서 금지법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

5일 가디언 등에 따르면 펭귄 랜덤하우스, 아셰트 북 그룹, 하퍼콜린스, 맥밀런, 사이먼 앤 슈스터, 소스북스 등은 전날 3명의 작가, 한 공공 도서관 지구, 미국 작가 단체인 작가 길드, 교사, 학생 2명, 학부모 2명과 함께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플로리다와 아이오와에 이어 세 번째로 출판사가 주도한 주 차원의 도서 금지 소송이다. 펭귄 랜덤 하우스의 부 법률 고문인 댄 노바크는 "아이다호 법은 학교뿐만 아니라 공공 도서관에서도 고전 도서를 제거하는 등 이전의 법보다 훨씬 더 나아간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에 제정된 주법 HB710은 18세 미만 시민이 학교나 공공 도서관에서 ‘성적 행위’를 묘사하는 것을 포함해 ‘미성년자에게 유해한’ 것으로 간주되는 도서에 접근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 금지령에 따라 드라마로 대히트를 했던 조지 R.R. 마틴의 ‘왕좌의 게임’,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토니 모리슨의 ‘푸른 눈동자’, 노벨문학상에 가까운 작가로 꼽히는 마거릿 애트우드의 ‘시녀 이야기’, 국내에서도 유명한 성교육 베스트셀러인 린다 마다라스의 ‘내몸이 왜 이렇지’ 같은 책들이 이 조례의 적용을 받았다.

원고측은 HB 710의 ‘유해한 자료’에 대한 정의가 "모호하고 광범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원고 측은 해당 법안이 일반 시민들이 불만을 제기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사서들은 "일반 대중이 법의 유해한 자료에 대한 정의에 해당되는 책을 반대할 수 있는지를 추측해야 하는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소송을 당하면 방어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도서관들은 이 법에 대응하여 선제적으로 서가에서 책을 치웠다. 원고측 대변인인 마이클 그리길 코넬대 로스쿨 제1차 수정 헌법 클리닉 부교수는 "이런 유형의 자기 검열은 제1차 수정 헌법상의 자유에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률에 따라 도서관은 18세 미만의 청소년의 ‘유해한’ 책에 대한 접근을 제한하기 위해 ‘합리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따라서 도서관은 해당 책을 도서관에서 완전히 제거하거나, ‘저한 모니터링과 출입 통제가 이루어지는 성인 전용 구역을 마련하거나, ‘성인 전용’ 도서관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소송의 원고 중 하나인 도넬리 공공도서관은 성인 전용 도서관이 되기에는 규모가 너무 작고, 소장 도서의 전부를 검토하여 HB 710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자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지난해 5월에 성인 전용 도서관으로 전환했다. 이제 18세 미만의 청소년은 부모나 보호자가 3단계 면제 절차를 완료하지 않으면 도서관에 들어갈 수 없다.

도서관장인 셰리 셰라인은 "도넬리 도서관의 유일한 방과 후 돌봄 서비스 등 도서관의 프로그램이 심각한 영향을 받았다"며 "아이들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 화장실을 사용하거나 따뜻하게 지내기 위해 복잡한 면제 절차 없이 이용할 수 없게 되었다"고말했다.

셰라인은 "법안 도입 후 6주 동안 도서관에서 대출된 자료가 전년 대비 42.8%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법 시행 이후 성인 전용 섹션으로 이동되거나 도서관에서 완전히 제거된 책에는 앤서니 버지스의 ‘시계태엽 오렌지’, 마야 안젤루의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 커트 보니것의 ‘5호 도살장 ’ 등이 포함돼 있다.

박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