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 참여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미국의 ‘가자지구 점령’ 계획을 밝힌 가운데, 그와 정상회담을 진행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역사를 바꿀 결정"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한 후 공동기자회견을 가진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의 ‘가자지구 점령’ 계획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역사를 바꿀 수도 있는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회담에 앞서 자신이 제시했던 이스라엘의 3가지 목표였던 △모든 인질 석방 △하마스 격퇴 △가자지구발(發) 위협 제거 중 세 번째 목표를 재차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 목표를 훨씬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테러와 우리를 향한 공격으로 가득 찼던 그 땅(가자지구)에 대한 다른 미래를 본다"며 "그는 다른 생각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의 생각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현재 이야기가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인근 중동 아랍국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동의 다른 나라 정상들과 대화했고 그들도 이 구상을 매우 좋아한다"고 주장한 것과 달리 반대 의견을 표출한 것이다. 당장 이슬람권을 주도하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외교부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 주민의 강제이주를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간 사우디아라비아는 팔레스타인의 독립국 수립을 전제로 하지 않는 어떠한 미국의 중동 정책도 찬성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앞서도 이집트·요르단·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등 주변 아랍권 5개국은 이달 1일 외교장관 공동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 주민 이주 구상에 반대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박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