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서울 서초구 양재동 서울행정법원의 모습. 뉴시스

A 씨 "의사 면허 취소, 과잉금지 원칙 반해"
재판부 "입법 목적 정당…자격 회복 가능"


의료인이 아닌 사람과 불법으로 의료 행위를 해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의사가 면허 취소 처분을 받는 것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 송각엽)는 지난해 11월 7일 A 씨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제기한 의사 면허 취소 처분 취소 청구 소송 1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의사인 A 씨는 의료인이 아닌 B 씨와 2018년 9월부터 12월까지 의료기관을 개설하지 않고 의료행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22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다음 해 7월 보건복지부는 A 씨에 대해 구 의료법 제65조에 따라 의사 면허를 취소하는 처분을 내렸다.

그러자 A 씨는 구 의료법 제65조 등은 헌법에 위반돼 보건복지부의 처분이 위법하다는 소송을 냈다. A 씨는 "보다 가벼운 처분으로도 이 사건 법률 조항의 입법 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음에도 필요적으로 의사 면허를 취소하도록 하는 것은 과잉금지 원칙에 반해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구 의료법 제65조 등이 위헌이라고 볼 수 없어 보건복지부의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해당 조항에 대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다루는 의료인의 준법의식과 윤리의식을 제고하고 의료인과 의료 행위에 대한 공공의 신뢰를 보호하고자 하는 정당한 입법 목적이 있다"고 봤다.

이어 "의료인 자격이 취소되더라도 면허가 취소된 날부터 3년이 지난 경우 취소 원인이 된 사유가 없어지거나 개전의 정이 뚜렷하다고 인정되면 면허를 재교부받을 수 있도록 자격 회복의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며 해당 조항이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