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내란가담 혐의로 구속
이호영 대행 ‘조직 안정’ 최우선
중심지역관서 등 백지화 가능성

‘12·3 비상계엄 사태’에 가담한 혐의로 조지호 경찰청장이 구속되면서 그가 밀어붙였던 ‘일선서 정보과 폐지’ ‘기동순찰대 부활’ ‘중심지역관서’ 등의 치안 정책이 갈 곳을 잃었다는 평가가 8일 나오고 있다.

조 청장은 비상계엄 당시 국회 봉쇄에 경찰력을 투입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경찰청장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직무가 정지된 상태다.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경찰조직의 안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지만 ‘조 청장표 정책’이 표류하고 있다는 게 경찰 안팎의 평가다.

조 청장은 경찰청 차장 재임 시절 197개 경찰서 정보과 폐지를 주도했다. 비대해진 경찰조직을 개편해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용하자는 취지였다. ‘묻지마 범죄’에 대응하겠다고 2016년 폐지된 기동순찰대도 부활시켰다. 경찰청장으로 부임한 후에는 중심지역관서제를 확대하며 순찰 인원의 대규모 개편을 추진하기도 했다. 중심지역관서는 같은 지역 내 2∼3개 지구대·파출소 중 한 곳을 중심관서로 지정해 운영하는 제도다.

지난해 9월 40대 여성이 경남 하동경찰서 순찰차 뒷좌석에서 36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되면서 경찰은 ‘지역관서 근무감독·관리체계 개선안’을 발표했다. 순찰차가 2시간 이상 정차할 경우 정차 사유를 설명하는 내용이 골자다. 일선 경찰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조 청장이 업무 과부하를 조장하고 경찰 내부 감시에 치중한다면서 조 청장의 탄핵을 요청하기도 했다.

일선서 경비과 A 경위는 “(조 청장이) 정보과 폐지에다 순찰 강화 기조를 내세우면서 경비과가 고생을 많이 했다”면서 “부서 간 균형을 고려하지 않았던 조직 개편”이었다고 혹평했다. 반면, 일선서 경정 B 씨는 “중심지역관서 등 그의 정책은 범죄예방에 나름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 “비대해진 경찰조직에 이정표 같은 존재였다”고 긍정 평가했다. 서울 일선서 경감 C 씨는 “새로운 청장이 오면 사기가 저하된 일선 경찰의 정서를 반영해야 해 조 청장 정책들이 지속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언 기자 advice98@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