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달 30일 오후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박한신 유가족협의회 대표가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와 관련해 유가족성명서를 읽던 도중 울음을 참고 있다. 뉴시스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 대표 박한신 씨가 ‘유가족을 사칭하는 민주당 당원’이라는 가짜 뉴스가 온라인에 퍼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박 씨의 자녀는 가짜 뉴스를 퍼뜨리지 말 것을 호소했다.

2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박 씨의 자녀 A 씨는 지난달 31일 SNS에 “유튜브 댓글, 기사 댓글에서 ‘가짜 유가족’이라는 단어가 너무 판을 쳐서 답답한 심정을 조금이나마 전하고 싶어 글을 올린다”라며 “가짜 유가족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A 씨는 “아버지의 남동생, 저의 작은아버지는 이번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며 작은아버지 이름이 ‘박병곤’이라 밝히고 해당 이름이 포함된 피해자 명단을 공개했다.

특히 A 씨는 “도대체 어디에서 이런 거짓뉴스가 퍼졌는지 너무 답답하다”면서 “댓글에서 동생을 잃은 아버지에게 사기꾼이라는 단어가 붙을 때 너무 가슴이 아프고, 저희 아버지가 잘못된 선택을 하실까봐 너무 무섭고 걱정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발 유가족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지 않으셨으면 한다. 제발 부탁”이라고 호소했다.

A 씨는 부친 박 씨를 향해 “유가족 사칭” “민주당 권리당원이면서 유족인 척 인터뷰했다” 등 허위 사실로 비방하는 유튜브 댓글도 공유하며 “저는 아버지께서 어떠한 정치적 견해를 갖고 계시는지 잘 모른다”고 해명했다. A 씨는 “제발 정치적 싸움으로 몰고 가지 않고, 사건 그 자체를 바라봐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박 씨가 민주당원이라는 댓글 역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김대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1일 논평을 내고 “박한신 유가족 협의회 대표를 비롯한 유가족들은 가짜뉴스로 인해 큰 고통을 받고 있다”며 “박 대표는 정치적 당적이 없는 분으로, 이번 사고로 인해 친동생을 잃은 유가족”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가족들의 아픔은 외면한 채 정치적 논란을 조장하는 무책임하고 무도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김 원내수석대변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대표를 비롯한 유가족들을 상대로 ‘특정 정당의 당원이다’ 또는 ‘유가족이 아니다’라는 허위 사실이 유포되고 있다”며 “유가족들의 아픔은 외면한 채 정치적 논란을 조장하는 무책임하고 무도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경찰과 변호사회는 참사 희생자·유족을 둘러싼 가짜뉴스 유포, 명예훼손에 대한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광주지방변호사회는 유가족 지원을 위한 법률지원단을 구성해 지난달 30일부터 무안공항에 현장상황실을 차리고 변호사회관에도 법률지원 창구를 마련해 활동 중이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