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3차례 출석 거부에… 공조본 ‘강제수사’ 착수

이미지 크게보기한남동 관저 ‘삼엄’ 윤석열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29일 오전 10시 3차 출석요구에도 불응한 가운데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대통령실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 ‘내란 수괴’ 체포·수색 영장

헌정사상 첫 현직 대통령 영장
尹측 “법원서 각하될 것” 주장
공조본 “강제수사 문제 없어”
내란죄 수사권 여부 최대쟁점

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공조수사본부(공조본)가 30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한 가운데 공조본의 내란죄 수사권 여부가 영장 발부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했다. 공조본 측은 이미 법리검토를 끝냈다는 입장인 반면 윤 대통령 측은 공조본 수사가 위법이라며 체포영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고 맞서면서 체포영장 청구 단계부터 양측 법리 다툼이 가열되는 모양새다.

30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공조본 내부회의를 거쳐 이날 0시 서울서부지방법원에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과 수색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체포영장의 경우 구속영장과 달리 피의자에 대한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는 따로 없고, 영장전담판사가 체포 여부를 전적으로 결정하게 된다. 법원이 윤 대통령 체포영장을 발부할 경우 헌정 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이 수사기관에 체포되는 상황이 현실화한다.

공조본 측은 내란죄 수사권과 체포영장 청구 모두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공수처법상 공수처는 대통령 포함 ‘고위공직자에 대한 범죄’ 및 ‘관련 범죄’를 수사할 수 있다. 공수처법에서 정한 고위공직자에 대한 범죄에는 직권남용, 뇌물 등이 있지만 내란죄는 포함돼 있지 않다. 다만 공수처법 2조 4호 라목은 ‘고위공직자범죄 수사과정에서 인지한 그 고위공직자 범죄와 직접 관련성 있는 죄로서 해당 고위공직자가 범한 죄’를 관련 범죄로 규정해 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바탕으로 공수처는 윤 대통령의 내란 혐의는 직권남용 혐의와 직접 관련성 있는 범죄로 보고 수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공조본 관계자는 “앞서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같은 경우도 (내란죄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받은 바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윤 대통령 측은 법원이 공수처가 청구한 체포영장을 각하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각하는 형식요건의 미비로 청구 자체에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배척하는 처분이다. 즉 내란죄 수사권한이 없는 공조본이 체포영장을 청구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취지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 구성을 돕는 석동현 변호사는 이날 “공수처법은 어떤 사람을 조사하는지, 조사할 죄명은 무엇인지 정해놓는다”며 “(그중에) 내란죄 항목이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변호인단의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도 “수사 권한이 없는 기관의 영장 청구”라며 “공식 대응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비상계엄 전후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국무위원을 대상으로 윤 대통령 주변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이날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에 대한 피고발인 조사를 할 예정이다. 경찰은 정 실장에게 윤 대통령의 계엄 계획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는지 등을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8일에는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추 전 원내대표는 비상계엄 당시 여당 의원들을 당사로 불러모으고 국회의장에게 본회의 시간 연기를 요청해 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하려 했다는 혐의로 고발됐다. 경찰은 추 전 원내대표의 휴대전화에 대한 통신 영장도 발부받아 윤 대통령과의 통화 여부 등 통화 내역을 분석하고 있다.

이현웅·전수한 기자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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