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부산지법 전경. 연합뉴스

1심 "재판의 공정성에 대한 심각한 도전, 무죄 요구하지 않은 점은 양형에 고려"


국민참여재판 배심원에게 전화를 걸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으로 유무죄 판단에 영향을 미치려 한 피고인이 위협죄로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부산지법 형사5단독 김태우 부장판사는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대한 법률 위반 혐의(배심원 위협죄)로 기소된 40대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법원은 A 씨 8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A 씨는 지난 5월 폭행 혐의로 부산지법에서 국민참여재판을 받았다. A 씨는 법원 주차장에 있던 차량에 적힌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 "무슨 일로 오셨냐"고 물어봤다. 차량 주인이 "국민참여재판 배심원으로 왔다"고 답하자, 검사의 심문 내용에 대해 억울하다고 항변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국민참여재판 평의 절차 중이던 배심원에게 재차 문자메시지를 보내 불안감을 조성하는 등 위협행위를 한 혐의도 받는다.

김 판사는 "누구든지 재판에 영향을 미치거나 배심원이 직무상 취득한 비밀을 알아낼 목적으로 접촉해서는 안 되며 전화, 편지 등의 방법으로 겁을 주거나 불안감을 조성하는 위협행위를 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A 씨가 전화와 문자메시지로 재판 절차 관련 불만을 배심원에게 토로한 행위는 재판의 공정성, 민주성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며 "해당 배심원은 심각한 불안함을 호소해 선고 절차에서 피고인이 배심원들을 볼 수 없도록 가림막까지 설치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정제되지 않은 표현으로 재판 절차에 대한 억울함을 표현한 것이지 직접적으로 무죄 평결이나 유리한 양형 평결을 요구하지는 않은 점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강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