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에서 가결되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게 여당 내 ‘배신자 프레임’이 덧씌워지고 있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국면에서 당과 파열음을 내며 ‘배신자 프레임’에 갇혔던 유승민 전 의원의 판박이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본회의 직후 이어진 국민의힘 긴급의원총회에서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한 책임을 두고 고성이 오간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다수의 의원은 한 대표가 탄핵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 대표는 지난 12일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 직전 윤 대통령의 탄핵과 탈당·제명을 요구했다. 비상계엄 사태를 두고 여론이 최악으로 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간 원칙으로 제시해 온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한 대표는 14일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표결되는 순간까지 ‘탄핵 찬성’ 주장을 유지했다.

그러나 한 대표의 주장이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반대’ 당론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었다는 점에서 여권 내 배신자 프레임이 한 대표에게 씌워지고 있다. 실제 대구를 지역구로 둔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은 탄핵 가결이 끝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탄핵에 앞장선 배신자 한동훈은 더 이상 우리 당의 대표로서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대구시장 역시 "찬성으로 넘어간 12표를 단속하지 못하고 이재명 2중대를 자처한 한동훈과 레밍(집단자살 습성이 있는 나그네쥐)들 반란에 참담함을 금할 길 없다"고 비판했다.

특히 한 대표가 처한 현재 상황은 지난 2017년 유 전 의원의 배신자 프레임과 판박이라는 평가다. 유 전 의원은 2007년 대선 경선에서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정책메시지 총괄단장을 맡는 등 박 전 대통령을 보좌했으나 이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비롯된 탄핵 국면에서 김무성 고문과 함께 탈당을 주도한 바 있다.

당시 탈당파들은 유승민 비대위원장 체제를 요구했지만 친박계의 반발에 막혀 성사되지 못했고 유 의원은 끝까지 새누리당에 남아 개혁을 하려 했지만 결국 탈당을 선택했다. 이후 유 의원은 배신자 프레임을 넘지 못하고 2021년 대선주자 경선, 2022년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바 있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