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감액예산안 강행 태세에
탄핵·특검·국조 등 밀어붙이기
양곡법 등 정책에도 과도한 개입
행정부 견제 넘어 사실상 ‘월권’

추경호 “野 조폭정치” 강력 비난

22대 국회 첫 정기국회 종료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국가의 인사·예산·정책을 사실상 좌지우지하면서 행정부 견제를 넘어 행정부 권한을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헌정 사상 최초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감액 예산안’을 단독 처리한 거대 야당은 탄핵소추·특별검사·국정조사 카드를 모두 꺼내며 행정부 인사권을 사실상 무력화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소위원회를 통과한 간첩죄 적용 확대법(형법 개정안)에 돌연 제동을 걸고, 방송법·양곡관리법 개정안 등은 일방 처리하면서 ‘정책’에서도 힘을 과시하고 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탄핵 폭주’와 ‘예산안 날치기 처리’ ‘간첩죄 적용 확대 반대’를 일일이 거론하며 민주당을 맹비판했다. 그는 “감사원장 및 검사 3명에 대한 탄핵소추는 ‘후진국형 정치 테러’”라며 “이것은 ‘의회 정치’가 아닌 ‘조폭 정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4일 본회의에서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안이 민주당 주도로 통과되면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올 때까지 최 원장 권한이 정지된다. 원장 권한 대행은 감사위원 6명 중 가장 오래 재직한 조은석 위원이 맡는다. 조 위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다. 민주당은 예산안과 관련해서는 지역화폐 등 민생 경제 예산을 추가로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추 원내대표는 “예산을 삭감해놓고 확장 재정이 필요하다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사기극”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또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 ‘농업 4법’을 여당 반대에도 본회의에서 통과시킨 데 이어 전날(2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국방송공사(KBS) 수신료 징수 방식을 ‘분리 징수’에서 ‘통합 징수’로 변경하는 내용의 방송법 개정안도 단독 의결했다. 제3자 뇌물죄를 축소하고, 허위사실 공표죄를 없애는 등의 ‘사법 리스크 방탄 법안’도 속속 발의하고 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민주당이 강행 처리한 ‘상설특검 규칙 개정안’에 대해 헌재에 권한쟁의 심판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한다.

나윤석 기자 nagij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