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내년 계획 조사
“투자 축소” 28% > “확대” 12%

저물가·저성장·수출둔화 전망
한국 경제 ‘R의 공포’까지 엄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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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10곳 중 7곳은 내년 투자 계획을 세우지 못했거나 계획 자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한파에 따른 수요 둔화에 11월 물가상승률은 3개월째 1%대에 머무는 등 ‘리세션(Recession·경기침체) 공포’도 커지는 모양새다.

3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5년 기업 투자계획’에 따르면 응답 기업 122곳 중 68.0%는 투자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56.6%) 투자계획이 없다(11.4%)고 답했다. 지난해 조사와 비교해 ‘계획 미정’은 6.9％포인트 증가했고 ‘계획 없음’은 6.1％포인트 늘었다.

‘계획 수립’은 32.0％로 지난해보다 13％포인트 감소했다. 투자계획을 수립한 기업에서도 투자 규모를 올해보다 축소하는 경우(28.2％)가 확대하는 경우(12.8％)보다 많았다.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답한 비율은 59.0％였다. 지난해는 ‘투자 확대’(28.8％)가 ‘축소’(10.2％)보다 많았는데 1년 만에 역전됐다. 투자 규모를 줄이거나 아예 계획이 없는 이유로는 내년 국내외 부정적인 경제전망(33.3％)과 국내 투자환경 악화(20.0％), 내수시장 위축 전망(16.0％) 등이 꼽혔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4.40(2020년=100)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상승하는 데 그쳤다. 한국경제를 지탱해온 수출 증가폭은 같은 달 1.4%로 곤두박질친 가운데, 내년 국내 경제성장률은 1%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용권·전세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