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위기감 커지는 응급실 전공의 이탈 장기화로 응급실 등 의료 현장 혼란이 계속 커지는 가운데 29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실에 도착한 환자가 들것에 실려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 윤 대통령 국정브리핑 - 의료 개혁

전문의·PA간호사가 중심 되게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할 것

의사 위해 형사처벌 특례 도입
환자 위해 의료피해 책임보험

윤석열 대통령은 의대 증원이 마무리된 만큼 필수·지역의료를 되살리는 의료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천명했다. 의료개혁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증원 인력이 필수·지역의료에 유입되지 않은 채 비급여 진료로 돈을 벌기 쉬운 미용 의료에만 몰려 시장 질서를 교란시키는 세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국민생명권을 보장하는 의료개혁을 하지 않는다면 국가라고 할 수 없다면서 현재 응급실 의사부족 현상을 의료개혁이 필요한 근거라고 봤다.

윤 대통령은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이제 의대 증원이 마무리된 만큼 개혁의 본질인 ‘지역, 필수의료 살리기’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며 “의료개혁을 시작할 때의 생각과 우리가 추진하는 목표와 방향이 흔들림이 없어야 된다”고 밝혔다. 필수·지역의료체계를 강화하는 의료개혁은 국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지역에 차별 없이 공정하게 보장하기 위한 개혁이란 이유에서다. 윤 대통령은 “국가가 의료개혁을 안 하면 국가라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의료개혁 골자는 의사 확충, 지역의료 인프라 강화, 의료전달체계 정상화, 공정한 보상체계다. 윤 대통령은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은 현재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앞으로 의학교육 선진화 방안, 전공의 수련 체계 혁신 방안 등을 통해 좋은 의사가 많이 배출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역의료 인프라를 강화하고 의료 이용체계를 정상화하겠다는 방침도 거듭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지역인재 전형 확대와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 도입을 추진한다”며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을 통해 전문의·진료 지원(PA) 간호사가 의료 서비스의 중심이 되도록 바꿔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급종합병원은 (구조전환을 통해) 경증 진료가 줄어들고, 중증, 희귀질환 진료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방향’을 발표하면서 전공의 중심 당직을 ‘전문의·PA 간호사’ 팀 운영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발의된 지 19년 만에 ‘간호법’이 전날 통과돼 PA 간호사가 법제화되면서 대학병원의 전문의·PA 간호사 팀 체제 전환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공의들의 값싼 노동력에 과도하게 의존해왔던 상급종합병원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응급실 상황에 대해선 윤 대통령은 “응급실 의사가 부족한 것이 근본적으로 문제”라며 “지방 종합병원이나 공공병원을 가 보면 응급실 응급의학과 의사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응급의사 부족에 따른 의료공백은 의료개혁 당위성을 입증하는 사례라는 의미다.

공정한 보상체계도 확립된다. 최근에는 실손보험과 맞물려 건강보험 비급여 진료 시장이 기형적으로 팽창하면서 중증 환자를 살리는 수술보다 성형수술 수가가 더 높은 실정이다. 윤 대통령은 “중증, 응급을 비롯한 필수·지역의료 수가를 대폭 개선할 것”이라며 “비급여와 실손보험을 개편해 왜곡된 보상구조를 정상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사와 환자 모두를 위한 의료사고 안전망도 구축된다. 윤 대통령은 “의료인 배상 책임보험 가입을 통해 피해자는 충분히 보상을 받고, 형사처벌 특례를 도입해 의사가 소신 진료를 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