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R 업체 소극적 참여가 발목
보험업법 개정으로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가 오는 10월 25일부터 의무 시행되지만 병원과 전자의무기록(EMR)시스템 업체의 참여 저조로 전산 시스템 구축이 늦어지면서 대혼란이 예상된다.
21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보험업법 개정으로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를 시행해야 하는 대상 의료기관 4235개 가운데 197개 기관만이 전산시스템을 구축했다. 전체의 4.7%에 불과한 수준이다. 상급종합병원(47개)은 100% 참여했지만 종합병원과 병원은 각각 29.3%, 1.4%만 신청했다. 실손보험은 3997만 명이 가입해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지만 가입자가 보험금을 청구할 때마다 병원에서 관련 서류를 직접 발급받아 제출해야 한다. 이 때문에 보험금 청구가 누락되는 상황이 다수 발생해 청구를 포기한 실손 보험금 규모가 2021년 2559억 원에서 지난해 3211억 원까지 늘었다.
EMR 업체들의 소극적 참여도 전산 시스템 구축이 늦어지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전체 55개 업체 중 이번 사업에 참여키로 한 업체는 13개에 불과하다. 정부는 이들 업체에 전산 시스템 개발비, 프로그램 설치비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이들 업체는 프로그램 유지관리비 명목으로 추가 비용 지급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 자체와는 전혀 무관한 중간 사업자들이 ‘통행세’를 받겠다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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