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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품가 갈등’ 20개월만에 해소

비비고 만두·스팸 등 직거래
추석선물세트도 순차적 재개

내수침체·e커머스 위기감에
쿠팡측에서 먼저 손 내민듯

e커머스와 식품 제조업종을 대표하는 쿠팡과 CJ제일제당이 약 1년 8개월 만에 납품가 갈등으로 이어져온 거래 중단 사태를 마치고 다시 손을 맞잡았다. 좀처럼 풀리지 않는 내수 침체와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발 e커머스 지형 불안 등 각종 악재를 맞아 업종을 대표하는 두 업체가 전격적으로 관계 회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인기 상품인 햇반·비비고·스팸 등 판매가 이날부터 쿠팡 로켓배송을 통해 차례로 재개된다. 두 회사가 납품가를 두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 발주가 중단됐던 2022년 12월 이후 약 1년 8개월 만이다. 고물가 속 장바구니 부담을 덜고 소비자 편의를 강화하기 위해 함께 우수 상품·서비스를 선보이기로 했다고 양사는 설명했다.

쿠팡은 이에 따라 CJ제일제당으로부터 제품을 매입해 직접 판매하게 된다. 우선 비비고 만두·김치와 고메 피자 등 냉동·냉장·신선식품 판매가 쿠팡에서 재개된다. 맥스봉 소시지, 맛밤 등 가공·즉석식품뿐 아니라 해찬들 고추장·된장 등 양념류와 백설 식용유, 밀가루, 설탕 등도 모두 쿠팡에서 구매할 수 있다. 오는 23일부터는 CJ제일제당의 추석 선물 세트도 쿠팡에서 판매한다.

다음 달 말부터는 CJ제일제당 주요 브랜드 전체 상품을 쿠팡 로켓 배송으로 구입할 수 있게 된다. 쿠팡 와우 멤버십 회원일 경우 주요 상품을 로켓프레시·와우를 통해 새벽 배송이나 당일 배송으로 받을 수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앞으로 소비자들이 우리 제품을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쿠팡 등 다양한 온라인 채널을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의 로켓배송 물류 인프라와 CJ제일제당의 상품을 결합해 시너지를 내겠다”고 말했다. 앞서 LG생활건강도 쿠팡과 납품가 문제로 상품 직거래를 중단했다가 4년 9개월 만인 지난 1월 중순부터 거래를 재개한 바 있다.

쿠팡과 CJ제일제당의 직거래 재개가 성사된 배경에 대해 유통업계에선 쿠팡이 먼저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올해 초부터 거래 재개를 위한 논의가 본격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3월 20일 쿠팡플레이가 주최한 LA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미국 메이저리그 개막전을 계기로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는 평가다. 당시 강한승 쿠팡 대표는 CJ그룹의 손경식 회장과 강신호 부회장 등을 초청해 나란히 경기를 관람해 화제를 모았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