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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렌스키, 추가 신문 영상 공개
“이들은 전쟁도구로 이용 당해”

北병사 “부상후 2~3일 방치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생포한 북한군 1명에 대한 추가 신문 동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 북한 병사는 우크라이나군을 생포했을 때 종이에 ‘집’과 ‘총’을 그려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한 뒤, 집을 고르면 보내주고 총을 고르면 죽이라고 교육받았다고 말했다.

14일(현지시간)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에 “세계는 러시아가 이들을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지 완전한 진실을 알게 될 것”이라며 4분 16초 분량의 북한군 추가 신문 영상을 올렸다. 신문 대상은 지난 11일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에서 생포된 북한군 2명 중 1명으로, 20세 소총수다. 해당 영상에서 병사는 누워서 한국인 통역을 거쳐 우크라이나 조사관의 질문을 듣고 답했다. 그는 생포 과정에 대한 질문에 “모두가 부상해서 방공호안에 들어가 있다가 철수하려는 목적으로 숲으로 갔는데 다리를 다쳐 갈 수 없었어요”라며 “2∼3일 누워 있다가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와서 주사를 놔주고 차에 태워 보냈어요”라고 회상했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러시아 신분증에 대한 물음엔 “사진은 없었습니다. 이름은 모르겠어요. 다 러시아어로 되어 있으니까…”라고 말을 흐렸다. 이 병사는 생포 당시에 시베리아 남부 투바공화국 출신의 26세 남성인 것처럼 위장한 러시아 군인 신분증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우크라이나 조사관은 북한 병사에게 작전 중 민간인이나 투항한 적군에 대해 어떻게 대처했는지도 물었다. 이에 병사는 “종이에 집과 총을 그려 가지고, 집으로 가겠는가 아니면 끝까지 싸우겠는가(총)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해서, 집에 가겠다고 하면 집에 보내줘야 한다”고 교육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투항군이 총을 선택할 경우에 대한 질문엔 “계속 싸우겠다고 하면 죽이라는 소리죠”라고 답했다. 병사는 소속 중대에서 우크라이나 병사를 인질이나 포로로 잡은 경우는 없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포로로 잡힌 북한 군인들과 우크라이나 조사관들 간의 소통이 계속되고 있다”며 “우리는 사실을 확립하고 모든 세부 사항을 검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완전한 정보 공백 속에서 자라 우크라이나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며, 러시아는 오직 이 전쟁을 연장하고 확대하는 데 이들을 이용하고 있다”며 “이 전쟁이 필요한 것은 오직 러시아뿐”이라고 비판했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