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신궁의 미소 김우진이 25일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남자 개인전 랭킹라운드를 1위로 마친 후 환하게 웃고 있다. 윤성호 기자

■ 韓 양궁, 거침없이 ‘명중’… 화끈한 출발
女 임시현 694점 세계신기록
단체전 2046점으로 올림픽新
임 “욕심 부리지 말자고 생각”

男 김우진 686점 1위에 올라
“혼성전때 시현이 말 잘 들을것”

이미지 크게보기 임시현이 여자 개인전 랭킹라운드에서 세계신기록인 694점을 작성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윤성호 기자

파리=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양궁대표팀이 2024 파리올림픽 한국선수단의 첫 일정을 화끈하게 장식했다. 대표팀은 랭킹라운드 남녀 개인전 및 단체전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여자대표팀이 먼저 명궁솜씨를 뽐냈다. 25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랭킹라운드에서 임시현(한국체대)은 694점을 쏴 64명 중 1위에 올랐다. 임시현은 강채영(현대모비스)이 2019년 작성했던 종전 세계기록(692점)을 경신했다. 남수현(순천시청)은 2위(688점), 전훈영(인천시청)은 13위(664점)이며 여자대표팀은 2046점을 합작해 단체 1위와 함께 올림픽 신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올림픽 기록은 3년 전 열린 도쿄올림픽에서 한국이 작성했던 2023점이다.

이어 열린 남자 랭킹라운드에선 김우진(청주시청)이 686점으로 1위, 김제덕(예천군청)이 682점으로 2위, 이우석(코오롱)이 681점으로 5위를 차지했고 2049점을 합작해 역시 단체 1위에 올랐다. 남녀 1위인 김우진과 임시현은 혼성전에서 호흡을 맞춘다. 랭킹라운드 성적에 따라 개인, 단체, 혼성전 시드가 배정된다. 대표팀은 모든 세부종목에서 1위 시드를 확보, 금메달 5개 싹쓸이 기대감을 높였다. 김우진과 임시현은 동반 3관왕을 조준한다.

김우진은 랭킹라운드를 마친 뒤 “욕심이 많아지면 그만큼 일을 그르치는 일이 많다”면서 “이번에는 머리를 비우고 가슴은 뜨겁게 경기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우진은 32세, 임시현은 21세. 김우진은 “(혼성전) 호흡은 어린 선수에게 맞춰야 한다”면서 “시현이 말을 잘 듣고 잘 해보겠다”고 말했다.

김제덕은 3년 전 도쿄올림픽에서 2관왕에 올랐고, 특히 ‘파이팅’을 쉴새 없이 외쳐 화제를 모았다. 그런데 이날은 조용했다. 김제덕은 “랭킹라운드에선 다른 선수들도 같이 활을 쏘기에 (파이팅을 외치는 게) 매너가 아니다”라면서 “토너먼트에선 파이팅을 크게 외치고, 오늘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임시현은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개인, 단체, 혼성전 금메달을 모두 휩쓸었다. 37년 만의 아시안게임 양궁 3관왕이었다. 올림픽 출전은 이번이 처음. 도쿄올림픽에선 안산(광주은행)이 3관왕에 올랐고, 임시현이 ‘바통’을 이어받을 채비를 마쳤다. 임시현은 “처음 출전하는 올림픽이라 긴장했지만, 욕심을 부리지 말자는 생각으로 쐈다”면서 “도전할 기회가 주어져 감사하고, 기회를 꼭 잡겠다”고 강조했다.

여자양궁 단체전이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1988 서울올림픽부터 도쿄올림픽까지 한국은 여자단체전 9연패를 달성했다. 임시현은 “(10연패에) 부담보다 자부심을 갖고 있다”면서 “단체전 랭킹라운드 1위를 차지, 시작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2005년생으로 막내인 남수현은 “언니들이 옆에서 너무 잘 쐈고, 난 피해만 끼치지 말자고 생각했다”면서 “(단체전) 올림픽 기록을 세워 기쁘다”고 말했다.

여자단체전은 오는 29일, 남자단체전은 30일 열린다. 31일부터 개인전이 3일간 진행되고, 혼성전은 다음 달 2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