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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파워인터뷰

“현금성 출산지원보다 경력 단절·독박 육아 해결에 예산 쓰겠다”

김충남 기자
김충남 기자
  • 입력 2024-07-03 10:13
  • 수정 2024-07-03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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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이미지 크게보기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달 26일 정부 세종로청사에서 가진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19일 발표한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의 내용과 의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 파워인터뷰 -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주형환 부위원장


육아휴직 눈치 안보고 쓸 수 있게
동료와 회사에 업무대체 지원금

배우자 출산휴가 20일로 늘려
부모 ‘맞돌봄’ 여건 안착 노력

주택 분양 때 신생아 우선 공급
특례대출 등 주거부담 완화키로


인터뷰 = 김충남 사회부장, 정리=유민우 기자

지난 2월 취임한 주형환(63)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4개월 동안 두문불출했다. 취임 직후 본보의 인터뷰 요청도 완곡하게 거절했다. 4개월간 각고의 노력 끝에 만든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대책’을 지난달 19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발표한 이후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정책 홍보를 위한 ‘세일즈맨’이 된 것이다. 지난달 26일 정부 세종로청사에서 만난 주 부위원장은 2시간여 동안 거침없이 새로운 정책의 내용과 의미를 설파했다. 그러면서도 저출생 극복 정책의 입안자로서의 위기의식과 비장함도 목소리에 묻어났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0.72명을 기록하며 윤 대통령이 ‘인구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할 정도로 저출생 극복이 절체절명의 과제가 된 탓이다. 윤 정부 들어 정치인 출신 나경원, 학자 출신인 김영미 전 부위원장에 이어 세 번째 저출생 대책 총괄 역할을 맡은 주 부위원장은 관료 출신이다. 특히 ‘불도저’라는 그의 별명이 말해주듯 강력한 추진력을 갖춘 그에 대한 정부의 기대감이 인선의 배경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그는 발로 직접 뛰고, 노회한 기획력으로 정책을 만들고, 직원들을 독려하며 이끄는 ‘3박자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어떤 정부든 우리 사회 최대 난제인 저출생·고령화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의 미래 활로를 개척해야 한다는 게 우리 사회의 컨센서스다. 정부가 추진하는 인구전략기획부라는 새로운 시스템과 전 국가적 역량 결집, 강력한 추진력, 정교한 정책 조정 능력이 요구되는 복합적이고 어려운 과제이기도 하다. 주 부위원장이 그동안 백화점식 일회성 현금 위주의 저출생 대책 발표를 반복해 왔다는 비판을 넘어 끈기와 추진력, 리더십을 발휘해 저출생 추세 반전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음은 주 부위원장과 일문일답.

―이번 대책이 나오게 된 배경은.

“저출생의 직접 원인이 되는 일·가정 양립, 양육, 주거 3대 핵심 분야에 집중했다. 이 3가지는 저출생 반전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특히 일·가정 양립 같은 경우엔 국내외적으로 효과가 있다고 검증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지난해 저출생 예산 47조 원 중 저출생과 직접 관련된 예산이 23조5000억 원이었다. 이 중 87%가 양육에 쓰였고, 8.5%에 해당하는 2조 원만 일·가정 양립에 쓰였다. 이번에 신규 도입하거나 확대하는 사업, 특히 국비 예산 사업의 80% 이상을 일·가정 양립에 쓰기로 했다. 예를 들어 육아휴직 상한은 과거 150만 원에서 첫 3개월간 250만 원으로 올렸다. 그동안 ‘사후 지급금’ 25%는 육아휴직 기간 중 주지 않아 112만5000원이 최대였는데 이번에 대폭 올렸다. 중소기업의 경우 육아휴직 기간에 부담이 큰데 대체 인력 지원이 없었다. 이번에 ‘육아휴직 대체 인력 지원금’ 제도를 신설해 내년부터 시행한다. 대체 인력 1명당 120만 원을 지원하면 중소기업 평균 임금(286만 원)의 40% 가까이를 주는 셈이다.”

―지방재정도 포함되나.

“그렇다. 지방재정교부세를 지역에 배분할 때 여러 기준 중 저출생 관련 기준을 강화했다. 교부세 배분 기준을 저출생과 연관된 지표로 바꾸면서 지방자치단체가 일·가정 양립이나 양육 부담 완화, 주거 등에 상당액을 쓸 수 있게 됐다. 국비에 지방재정, 지방교육재정이 늘어나고 최소 100만 원 규모의 결혼 특별세액 공제 등 세제 지원까지 합하면 올해는 저출생 예산이 지난해보다 4조 원 플러스알파 늘어나게 된다.”

―늘어난 일·가정 양립 예산은 올해 바로 집행되나.

“중소기업에서 출산휴가 등을 쓸 때 대체 인력 대신 동료가 십시일반으로 일을 나눠서 해주는 경우 ‘동료 업무 지원금(월 20만 원)’을 주는데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육아휴직 급여 상향은 남녀고용평등법 시행령을 개정해야 돼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연 1회 2주간 휴직할 수 있는 ‘단기 육아휴직’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양육에 ‘퍼블릭 케어(public care)’라는 개념을 내놨다. 국가가 무상교육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봐야 하나.

“이번에 선진국 케이스를 많이 스터디했다. 출산율이 떨어졌다가 반등에 성공한 국가는 일·가정 양립을 확실히 정착시켰고 사회적 양육 체계를 구축했다. 양육을 부모한테만 맡기지 않고 공동체 책임 차원에서 공공 양육을 많이 했다. 정책 수요자들과 전문가들을 만났더니 일자리, 주거 부담과 함께 양육 부담을 결혼이나 출산을 주저하는 요인으로 말씀하셨다. 그래서 최소 0세부터 11세까지, 어린이집·유치원·초등학교까진 ‘국가 책임 돌봄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앞으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은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부모가 원할 때 맡길 수 있다. 초등 단계에선 늘봄학교 방과 후 프로그램을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하는데 2026년까지 전면 도입한다.”

―양육 정책 안착을 위해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학교 돌봄과 가정 돌봄, 이를 보완한 시설 돌봄과 틈새 돌봄이 같이 가야 한다. 다함께돌봄센터나 공동육아나눔터 등 시설 돌봄과 애가 갑자기 아플 때, 야간 근무해야 할 때 돌봐주는 ‘틈새 돌봄’이 잘 갖춰져야 한다. 출산 가정에서 각자 니즈에 맞게 돌봄의 조합 중 가장 좋은 걸 선택하고 설계할 수 있도록 했다. 많은 분들이 독박 육아를 얘기하는데 부모가 맞돌봄할 여건을 만들려고 한다. 그래서 배우자 출산휴가를 10일에서 20일로, 거의 한 달을 3회까지 나눠 쓸 수 있도록 했다.”

―눈치 안 보고 육아휴직 쓸 수 있는 기업문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성 육아휴직이 평균 8.5개월이고 남성도 7.5개월 정도 쓴다. 하지만 현재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은 6.8%밖에 안 돼 임기 내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여성도 지금 70%인데 80%까지 올리겠다.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데 부담 없도록 해드리겠다. 출산 전후 휴가나 육아휴직을 통합해 신청하고, 14일간 서면으로 고지하도록 했다. ‘육아휴직 안 주겠다’고 하지 않는 한 자동 허용하는 것으로 했다.”

photo이미지 크게보기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달 26일 정부 세종로청사에서 책자를 들고 최근 내놓은 대책이 저출생 추세 반전을 위한 첫 출발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아이는 비용 아닌 ‘행복 자산’…정책 지원만큼 사회인식도 바뀌어야”

지나친 개인주의 출산기피 초래
생명가치·가족·공동체의식 필요

아이 있는 가정도 인센티브 확대
양육비 부담 없단 걸 보여줄 것

가족친화정책 쓰는 기업에 포상
국회는 초당적 입법협조 해주길



―주거와 관련해 어떤 새로운 혜택이 제공되나.

“먼저 신생아 우선 공급 제도를 확대해 기존에 7만 호 공급하던 것을 매년 5만 호 늘려서 12만 호 이상 공급하기로 했다. 신생아 수가 작년에 23만 명인데 12만 호로 늘리면 신생아 수 대비 주택 공급을 5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또한 일반 분양에도 ‘신생아 우선 공급’ 제도를 신설했다. 특히 수도권의 그린벨트 해제 등 신규 택지를 확보해 신혼, 출산, 다자녀 가구에 1만4000호를 공급하려 한다. 가장 인기 있는 게 신생아 특례 대출인데, 이번에 대출 소득 기준을 사실상 3년간 한시적으로 폐지했다. 신생아 특례 대출 기간 중 아이를 출산한 경우에 인센티브로 기존 2배인 0.4%포인트까지 금리를 낮춰준다. 결혼하기 전 분양 당첨 이력을 완전히 무시하고 결혼한 분은 청약 이력이 없는 것으로 했다.”

―그런데 집값이 너무 높아 효과가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있다.

“수도권엔 우리가 공급하려는 주택에 대한 수요가 있어 공급 확대로 외려 주택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다. 신생아 특별공급 같은 경우엔 출생이라는 조건이 있다. 이런 것이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

―출산율 제고를 위해선 기업들의 가족 친화적인 문화가 조성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게 중소기업이다. 2000년 신생아 수가 63만 명에서 불과 5년 만인 2005년에 43만 명으로 떨어졌다. 그 아이들이 올해 대학에 간다. 이들이 6∼7년 지나면 산업현장에 투입된다. 이제 중소기업도 인력 부족 시대가 된다. 지금 전 세계가 이민 전쟁을 하고 있다. 외국인을 데려오기가 수월하지 않다.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더 데려오고 싶어 주한필리핀 대사도 만났는데 일본, 이스라엘, 캐나다,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에서 요구하고 자국 내 일자리도 많이 생겨서 받아오기도 쉽지 않다고 한다. 우리 기업도 젊은 인재를 유치하고 유지하기 위해선 일·가정 양립이 되고 양육 친화적인 환경으로 바꾸지 않을 수 없다. 경제계는 부담을 얘기하지만 이런 것이 이제 ‘뉴 노멀’이다.”

―중소기업 상황이 어려우면 육아휴직 등을 쓰기 힘들 수 있다. 그래서 정규직·비정규직, 대기업·중소기업 상관없이 육아휴직을 법정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행법에도 근로자가 육아휴직을 신청하면 사업주가 의무적으로 허용하게 되어 있다. 그렇지 않으면 벌금 500만 원을 내야 한다. 남성 같은 경우 한 달 의무적으로 쓰게 하자는 주장도 있다. 다 검토해봤다. 이런 강제 조치들은 육아휴직 사용률을 높이는 데는 플러스가 되겠지만 육아휴직 급여가 완전히 현실화돼 있지 못한 상황도 감안해야 한다. 중소기업 부담과 생계 부담 사이에 균형점을 찾으려고 했다. 정책의 수용 가능성도 봐야 하기 때문이다.”

―남성 육아휴직 의무화는 우리 현실에서 앞서 나간다?

“좀 더 지켜봐야 할 거 같다. 특히 플랫폼 근무자나 특수고용직, 자영업자들은 육아휴직의 사각지대다. 우리 원칙 중 하나가 누구나 육아휴직을 쓸 수 있게 하는 것이어서 관련 부처나 연구기관과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어떻게 이분들을 지원할 수 있을지 논의하고 있다. 그러면 얼마큼 재원이 소요되고 어떻게 재원을 조달할지 검토해야 할 과제들이 꽤 있다.”

―육아휴직을 어떻게든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로 보면 되나.

“그렇다. 부부가 아이를 맞돌봄하다 보면 육아 부담은 물론이고 가사 분담도 조금 더 공평하게 될 수 있다. 지금 출산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여성은 경력 단절, 출산 후 ‘독박 육아’다. 이 부분을 해결해야 한다. 출산지원금 1억 원을 줘도 경력 단절이 되고 독박 육아하는 환경에선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일·가정 양립 확실하게 하고 경력 단절 없애지 않고서는 합계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KDI도 합계출산율 하락 이유의 40% 정도가 경력 단절과 관련된 결혼 페널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경력 단절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이 있나.

“보편화해 쓸 수 있는 게 유연근무다. 재택근무나 출퇴근 시차제 등을 하면 장기간 육아휴직을 하지 않고도 근로시간을 줄여 아이 돌봄 요구를 충족할 수 있다. 다양한 방법 중에 부모가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걸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직장에서는 휴가, 휴직, 근로시간 단축, 재택근무 등 최적의 조합을 찾아서 쓸 수 있다. 미국은 연방정부 차원에서 육아휴직 제도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출산율을 높이고 있는데 재택이나 유연근무 역할이 매우 크다.”

―유연근무가 해결책이라는 건가.

“부모들이 가장 고민 많은 시기가 아이가 7∼36개월 됐을 때, 초등학교 1학년 때다. 초등학교 1학년 때 근무 그만두시는 경우가 많은데 근로시간 단축제를 사용하거나 재택근무, 출퇴근 시차제를 하면 오전엔 남편이, 오후엔 부인이 일찍 출근하고 일찍 퇴근해서 아이를 돌볼 수 있다.”

―유연근무가 기업 간 편차도 크지만 아직 보편화되지 않았다.

“보편화되도록 기업문화가 바뀌어야 하고 정부가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유연근무장려금 제도를 통해 한 사람당 월 30만 원을 지원한다. 중소기업에 어떻게 유연근무 하는 게 최적일까 컨설팅도 해드린다.”

―중산층은 아이를 낳을지 말지 고민하고, 저소득층은 아예 아이를 낳을 엄두를 내지 못한다고 한다.

“최근 10년간 모든 소득계층에서 출산율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그래서 아이를 낳고 싶어 하는 가정은 원칙적으로 다 지원해 드리려고 한다. 이미 아이가 있는 가정에도 인센티브를 확대해 아이 낳고 기르는 비용이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걸 보여 드리겠다.”

―이번 대책 중 정책 수요자들이 가장 호평하는 것은 무엇인가.

“단기 육아휴직 도입과 육아휴직 급여 상한, 신생아 특공 기회를 한 번 더 주는 주거 지원 관련 새로운 대책들이다.”

―저출생 대책과 다른 사회 개혁 과제와의 연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

“저출생의 가장 큰 원인은 좋은 일자리가 부족하고 그나마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 좋은 일자리가 부족하니 좋은 학교를 나와야 하고 그러니 사교육 경쟁이 심화된다. 좋은 일자리가 대부분 수도권에 있으니 인구가 몰려 집값이 올라간다. 경쟁 환경이 심리적, 물리적으로 너무 크다. 가장 큰 대책은 청년층을 위한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두 번째는 수도권 집중 해소다. 교육, 의료, 문화시설이 상대적으로 지방에 부족하다. 세 번째는 실제 양육·교육할 때 가장 부담되는 게 사교육비다. 공교육 내실화하고 사교육비를 경감하는 교육 개혁 과제도 하겠다. 일·가정 양립 등 저출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하고 구조적 문제도 회피하지 않겠다. 그런데 이건 시간이 걸린다. 긴 호흡을 갖고 하되 꼭 대책을 만들겠다. 기업문화도 바뀌어야 하고,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방정부, 경제계, 종교계, 학계, 언론 등이 모두 참여하는 범국가적 역량 결집이 필요하다.”

―비수도권 지역에 일자리를 많이 창출할 수 있는 기업을 유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지방에 기업을 유치하고 편의시설 등을 확충해 젊은 인재를 유입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초광역 메가시티 프로젝트도 그 일환이다. 지역 특색을 살리면서 수도권 버금가는 생활 여건을 구축하는 것이다. 그런데 저출생 못지않게 고령화도 문제다. 올해 65세 이상 인구가 1000만 명이 넘고 그중 치매 환자가 100만 명이다. 독거노인은 200만 명에 달한다. 710만 명 제1차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가 은퇴 세대로 진입했다. 이들 중 지방에 연고 있는 사람이 440만 명이다. 최근 들어 지방 사회간접자본(SOC) 수준 등이 많이 좋아졌다. 지역 연고 있는 분들의 지역 정착을 유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저출생 대책은 입법 사항도 적지 않은데 국회의 협조를 끌어낼 방안은.

“이번 대책이 하루빨리 현장에 적용되기 위해선 국회 협조가 절실하다. 여야 모두 저출산 대응 관련 심각성이나 중요성에 대해선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여야가 총선 공약 넘버 원으로도 내세웠다. 초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부영그룹 1억 출산지원금이 화제다. 기업의 자발적인 저출생 대응 분위기를 어떻게 확산할 것인가.

“중요한 이슈다. 경제 6단체와 논의할 때도 핵심 이슈였다. 기업들이 스스로 해야 한다. 정부가 만든 정책은 미니멈이다. 기업들이 여건에 따라 육아휴직을 더 줄 수도 있다. 가족 친화기업 인증,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육아휴직 사용률이나 육아휴직 후 복귀율 같은 중요한 지표들을 자율 공시하도록 하겠다. 국민연금이 투자할 때 가족 친화적인 기업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도 주고 포상도 확대하려 한다.”

―청년층의 결혼·출산·육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너무 높다. 인식 개선을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

“정책이 절반이고, 나머지 절반이 사회 인식이다. 취임하고 가장 먼저 종교계 지도자들을 만나 저출생 원인이 무엇이고, 어떤 해법이 있는지 여쭤봤다. 우리나라가 급속하게 경제 발전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개인주의적으로 됐고 경쟁주의, 물질만능주의가 심하다 보니 생명의 가치와 가족의 소중함, 공동체의 지속가능성과 공동 번영에 상대적으로 소홀한 게 아니냐 하시더라. 그러다 보니 애를 낳고 기르는 게 경제적 부담과 기회비용이 커지면서 젊은 세대가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경향이 확대된 것 아니냐, 그래서 사회적으로도 이런 인식·문화를 바꿔나가야 한다고 했다. 미혼 남녀를 만나면 ‘애를 낳고 기르면 부담이 된다. 코스트가 된다’고 말을 하지만 애를 갖고 싶다고는 하더라. 대국민 인식 조사해보니 이상적인 자녀 수가 1.8명이다.”

―갖고 싶은 아이는 2명에 가까운데 실제로는 1명도 안 되니 그만큼 갭이 큰 거 같다.

“우리가 스트레스 받아 집에 갔을 때 아이 얼굴 보면 다시 한 번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이런 생각도 들지 않나. 나이 들고 ‘딸은 엄마의 가장 친한 친구고, 아들은 알게 모르게 아버지에게 의지가 된다’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 부모나 자식 입장 모두 라이프사이클 전체로 보면 아이가 부채나 코스트가 아니라 자산이 될 수 있고 행복의 원천이 될 수 있다는 쪽으로 사회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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