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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단중심 태양광 활성화
ESS 설비 조기보강 추진
보급목표 72GW로 상향

31일 발표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실무안의 특징 중 하나는 대형 원전·소형모듈원전(SMR) 등 원전뿐 아니라 태양광·풍력 등도 함께 확대해 탄소중립에 ‘투트랙’으로 대응한다는 점이다. 정부가 설정한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달성하고 기업 행동 규범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등 글로벌 환경 규범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날 11차 전기본 총괄위원회가 내놓은 실무안은 신재생에너지 보급 속도를 10차 전기본 계획 대비 높이라고 정부에 권고했다. 10차 전기본의 경우 2030년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문재인 정부에서 발표한 NDC 목표치(30.2%)보다 8.6%포인트나 떨어뜨린 21.6%까지 낮췄다. 신재생에너지 속도 조절 뒤 나온 이번 11차 전기본은 10차와 대비해서는 태양광·풍력에 조금 더 드라이브를 거는 모양새다. 10차 전기본은 2030년까지 태양광과 풍력 설비 보급 목표를 65.8GW로 설정했는데 11차 실무안에서 같은 기간 목표를 72GW로 높여 잡은 것이다.

2022년 국내에 보급된 태양광 설비와 풍력 설비는 각각 21.1GW, 1.9GW 규모로 10차 전기본이나 11차 실무안에서 제시된 2030년 목표를 달성하려면 갈 길이 멀다. 이에 전기본 총괄위는 기존의 보급 경로를 상회하는 수준의 ‘가속 보급 경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권고했다.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한 태양광 활성화, 에너지저장장치(ESS) 설비의 조기 보강, 지방자치단체별 이격 거리 규제 개선 등의 방안이 제시됐다. 차질 없이 추진되면 2038년 태양광은 74.8GW, 풍력은 40.7GW로 총 115.5GW의 설비 용량을 갖추게 되고 수력·바이오 등을 포함한 전체 신재생에너지는 119.5GW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신재생에너지 드라이브’는 글로벌 환경 규범에 호응하기 위한 고민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11차 실무안에서 제시된 2030년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 72GW는 2022년(23GW)과 비교하면 3.13배 많은 양으로, 지난해 12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8)의 ‘재생에너지 3배 확대’ 선언을 충족한다. 하지만 계절과 날씨에 따라 들쑥날쑥한 재생에너지 특성을 고려하면 불안정한 전력계통 운영, ESS 확충 등은 과제로 남는다. 실무안은 2038년까지 21.5GW의 장주기 ESS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