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대장동 로비 의혹을 받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지난해 8월 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박 전 특검, ‘가짜 수산업자 금품수수’ 혐의로 징역형 구형돼
최후진술서 “사람관계의 분별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껴”
대장동 사건으로도 구속됐다 보석으로 풀려나

이른바 ‘가짜 수산업자’에게서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영수(72) 전 특별검사에게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전 특검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사건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박 전 특검은 2020년 김씨에게 대여료 250만원 상당의 포르쉐 렌터카를 무상으로 받고 86만원 상당의 수산물을 3차례 받는 등 총 336만원 상당을 수수한 혐의로 2022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박 전 특검에 대해 “피고인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반성하지 않고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또 같은 혐의로 함께 기소된 이모 검사에게는 징역 1년 6개월, 전·현직 언론인 3명에게는 각각 벌금 2000만원∼징역 10개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전현직 검사와 언론인 등 누구보다 청렴하고 공정히 국민의 신뢰에 부응해야 할 이들이 수산업자를 사칭한 이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며 “피고인들은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반성하지 않고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전 특검은 최후진술을 통해 “공소사실에 대한 법리의 당부를 떠나 돌이켜보면 사람 관계의 분별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낀다”며 “순간적인 판단 오류로 가족과 지인이 받았을 마음의 상처가 견디기 힘든 시간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수산업자를 사칭하며 이들 5명에게 총 3019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김모 씨에겐 징역 2년이 구형됐다.

김씨는 그러나 “경찰의 불법 수사로 만신창이가 됐고 인간관계도 말살됐다”며 “증거와 진술을 조작한 경찰 관계자들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소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특검은 박근혜 정부 시절의 이른바 국정농단 사태 조사를 지휘했으나, 이후 각종 구설에 휘말리면서 잇달아 재판에 넘겨졌다. ‘가짜 수산업자’ 사건 외에도 박 전 특검은 대장동 민간업자들로부터 19억 원을 수수하고 200억 원 상당의 금품을 받기로 한 혐의로 지난해 8월 구속기소됐다 지난 1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오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