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공공범죄수사대 출석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된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로 출석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주수호 의협간부 첫 소환

의협 압수수색서 증거 확보
구속영장 신청 등 검토나서
다른 간부 4명도 소환 방침

주수호“MZ전공의는 신인류
선배 말 따르지도 않아”밝혀

경찰은 6일 주수호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에 대한 소환 조사를 마치는 대로 다른 전·현직 의협 간부 4명도 차례로 조사하기로 했다. 피의자들에 대한 조사를 마치면 본격적으로 구속영장 신청 등 신병 처리 여부에 대해서도 검토에 나선다. 앞서 정부는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 주동자와 배후 인물에 대해 원칙적으로 구속수사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주 위원장을 업무방해·의료법 위반 방조 혐의 피의자로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에는 가정의학과 전문의 출신인 김연희 변호사가 대동했다. 경찰은 주 위원장을 비롯해 지난달 27일 보건복지부를 통해 고발된 전·현직 의협 간부 5명이 같은 달 19일부터 시작된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를 공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토대로 전공의들이 대거 수련 병원을 이탈했고 현재까지 복지부의 업무개시(복귀)명령을 위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를 뒷받침할 증거로 지난 1일 의협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내부 회의록과 투쟁 로드맵, 단체행동 관련 지침 등을 확보해 주 위원장을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주 위원장은 조사 과정 내내 혐의를 부인했다. 의협이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는 반대해왔지만 전공의 사직 사태와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주 위원장은 이날 출석 전 기자들과 만나 “(현재 전공의들인) ‘MZ세대’는 새로운 신(新)인류라서 선배들이 이러쿵저러쿵 말해도 따르지도 않는다”며 “후배 전공의들을 교사하거나 방조한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함께 고발된 노환규 전 의협 회장에 대해선 “페이스북에 후배들 격려하는 글 썼다고 그게 마치 교사·선동으로 (혐의가) 됐는데 21세기에 이런 일이 일어나 안타깝다”고 했다. 경찰은 오는 9일 노 전 회장을, 오는 12일 김택우 비대위원장, 박명하 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을 각각 조사하기로 했다. 임현택 의협 비대위원과는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다.

정부의 면허 취소와 고발 등 강력한 행정·사법 조치 경고에도 전공의들이 응하지 않고 집단적 반발에 나서면서 의료 파행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의사 단체 내부에선 정부가 업무개시(복귀)명령에 응하지 않는 전공의들에 대해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과 고발을 하기로 하자 법률 지원과 취업 알선 등까지 검토하고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의협 관계자는 “고발된 전공의들이 개별적으로 법률 지원을 요청하면 변호사 선임 등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사 단체인 ‘미래를 생각하는 의사들의 모임’도 지난달 전공의들을 위해 14개 로펌의 변호사 25명을 법률지원단으로 꾸렸다.

각 지역 의사회에선 이번 달부터 업무 미복귀로 생계 곤란에 놓인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선배 의사들에게 취업 연계 등도 검토하고 있다. 개원의들 사이에선 후원금을 모금하자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의협 내부에서도 사직 의사를 밝힌 전공의를 대상으로 취업 연계 등이 가능한지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복지부 관계자는 “전공의들의 사직이 반려됐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복귀해야 하고, 다른 곳에 취업해 의료 행위 등을 하는 부분은 법적 검토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