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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 언급 말라” 반발

金, 혁신안에 연일 민감한 반응

인요한 “용산과 소통의미 아냐”
중진들에 결단할 시간 더 줄 듯

김기현(사진)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인요한 혁신위원장을 겨냥, “당내 문제와 관련해 언급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발언한 것은 당 지도부와 친윤(친윤석열)계, 중진의 험지 출마 또는 불출마를 권고하는 ‘2호 혁신안’ 발표 이후 혁신위가 본인의 거취 문제를 연일 압박하고 있는 데 대한 불편한 기색을 또다시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인 위원장은 전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연락이 온 것은 아니다”라고 했지만, 당 지도부와 중진, 친윤계 의원들이 혁신안에 침묵 또는 반발하는 와중에 대통령실이 사실상 혁신위에 힘을 실어준 언급이라는 해석을 낳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가 제안한 여러 발전적 대안을 위해서는 말한 것처럼 존중하고 그것이 공식 기구를 통해 잘 논의되도록 그렇게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발언했다. 또 “혁신위 내부에서 논의되는 것을 제가 왈가왈부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혁신안에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이 실린 것인지, 인 위원장의 차기 정치 행보를 위한 ‘개인 플레이’인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김 대표가 연일 민감하게 반응하자 혁신위는 한발 물러서는 기류도 감지된다. 혁신위 관계자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인 위원장의 전날 발언이 대통령실과 소통하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었다”고 수습했다. 이 관계자는 “김 대표가 혁신위에 ‘속도 조절’을 주문하는 것으로 보이고, 인 위원장도 그 뜻을 이해하고 있다”며 “인 위원장이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점 또한 김 대표 등 중진들이 결단할 수 있는 시간을 좀 더 주기로 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한편 혁신위가 내놓은 이른바 ‘대사면’ 1호 혁신안 외에 2호, 3호 혁신안이 연달아 지도부 의결 없이 넘어가자 당내에선 김 대표가 좀 더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대표가 인요한 혁신위원장에게 약속했던 것은 전권을 주겠다고 했던 것이고, 전권을 주겠다는 것은 혁신위 결정을 지도부에서 통과시키겠다, 따르겠다고 약속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혁신위는 이날 최고위에서 내년 공천에 청년의 비중을 늘리는 내용을 골자로 ‘3호 혁신안’을 보고했으나, 총선기획단이나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해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정리했다.

이후민·김보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