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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이 지배하는 프로야구

정세영 기자
정세영 기자
  • 입력 2023-09-27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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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영 체육부 차장

지난주 프로야구는 또 소란스러웠다. 지난 21일 인천 SSG-LG전, 승부처에서 나온 심판의 어정쩡한 판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LG가 2-0으로 앞선 8회 말 SSG의 공격. SSG는 1사 만루의 찬스를 잡았고, 박성한이 1루 베이스 방면으로 강한 타구를 날렸다. 이 타구는 상대 1루수 김민성을 스쳐 1루심이었던 우효동 심판위원의 복부를 강타했다. 우 심판위원은 곧바로 판정을 내리지 않고 잠시 머뭇거린 뒤 ‘볼데드(모든 플레이가 중지된 시간)’를 선언했다. 야구 규칙상 파울이 아닌 인플레이 상황이었다.

하지만 우 심판위원은 머뭇거렸고, 확실한 콜도 없었다. 심판 판정만 보고 1루에 서 있던 주자 한유섬은 비디오 판독 끝에 아웃됐다. 상황이 억울했던 김원형 SSG 감독은 강력하게 항의하다 퇴장 조치됐다. SSG는 1사 만루의 기회에서 1점만을 내는 데 그쳤고, 경기도 1-2로 패했다. 경기 직후 많은 팬은 “이번에도 심판이 경기를 지배했다. 화가 난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SSG 구단주까지 뿔났다. 정용진 SSG 구단주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있는 도곡동 야구회관을 직접 찾아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우 심판위원은 남은 시즌 출장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이날뿐 아니다. 최근 프로야구판이 심판들의 오심과 경기 운영 미숙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특히, 올해는 유독 ‘대형 오심’이 잦다. 지난달 1일 포항에서 열린 KIA-삼성전에선 비디오판독센터의 오심으로 야구계가 들끓었다. 당시 3회 말 2사 2루 삼성 류지혁이 때린 타구는 담장 상단을 맞고 튀어 올랐고, 관중이 손을 댔다. 공이 펜스를 넘어가지 않은 상태에서 관중의 손이 닿은 공은 그라운드로 떨어졌다. 그런데 심판은 이 타구에 홈런 사인을 냈다. KIA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심판이 지배하는 경기는 이미 망한 경기다. 심판 이름을 알 수 없는 경기가 가장 명경기라는 말은 그래서 나왔을 것이다. 물론 심판은 기계가 아닌 인간이다. 오심이 나올 수 있다. 그래서 “심판도 실수할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란 견해가 있는가 하면 “엄중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최근 거듭되는 오심으로 강력한 처벌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높다. 심판 판정 논란은 승부 조작과 더불어 프로야구의 성장과 발전을 가로막는 암적인 존재라는 공감대 때문이다. KBO도 채찍을 들었다. 몇 해 전부터 오심을 체크해 심판 등급을 상중하로 매겨 연봉 재협상 등에 반영한다. 최근엔 징계가 더 강력해졌다. 치명적인 오심을 범한 심판에겐 잔여 시즌 출장 정지와 무기한 2군 강등, 연봉 삭감 등 처벌이 내려진다. 물론 강력한 처벌이 오심을 다 막을 순 없다. 국내 심판 ‘풀’이 그리 많지 않다는 한계 때문이다.

뚜렷한 해법은 없다. 한 해설위원은 “심판의 숙명이니 스스로 역량을 키워 이겨 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KBO 차원의 고민도 절실하다. 꾸준한 심판 육성, 그리고 역량 강화 프로그램의 확대가 더 필요하다. 오심은 수많은 선수와 팬을 좌절하게 한다. 어떻게든 없어야 하고, 가능하다면 최소화해야 하는 대상이다. ‘나올 수도 있는 흔한 일’이 돼서는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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