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된 서류 수사교본으로 활용

경찰이 가상화폐 수사를 담당하는 경찰관들을 중심으로 ‘최우수 수사관’을 뽑는 선발 대회를 연다. 최근 가상화폐 범죄가 대형 사기와 흉악 범죄 등으로 진화하고 수법이 고도화되면서 대응 역량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그간 교육 중심으로 수사 역량을 키워 온 경찰이 이 같은 선발 대회를 여는 것은 처음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8일 ‘가상자산 우수 수사 서류 선발대회’를 열고 관련 수사 서류를 접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베테랑 수사관들의 우수 수사 서류를 발굴해 포상하고 신임 수사관이 현장에서 즉시 참고할 수 있도록 배포하겠다”고 했다. 심사 대상은 수사관들의 피해자 진술 조서 또는 피의자 신문조사, 압수영장 신청 수사보고서, 가상자산 압수 조서, 가환부·환부 수사보고서 등이다. 우수 수사 서류들은 전국 경찰관들의 가상화폐 수사 교본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경찰이 전국 단위의 최우수 수사관 선발 대회를 여는 것은 가상화폐를 기반으로 한 대형 사기 범죄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국내 가상화폐 시장 규모는 55조 원으로 급증하고 있다. 테라·루나 사태 등 가상화폐와 관련한 대형 금융 범죄들이 잇따르면서 최근 5년간 범죄 피해액은 4조7000억 원에 달한다. 검·경 간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도 검찰 수준의 수사력을 갖춰야 한다는 위기의식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검찰은 지난해 5월 서울남부지검에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을 설치하고 금융위·금융감독원과 소통하면서 금융 범죄에 대응하고 있다.

김규태 기자 kgt9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