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2011년부터 1억~2억
2014년엔 21억원 부과하기도
다음해에 사옥 신축 업무협약
검찰, 후원금 약속 대가로 판단해

검찰이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조사하면서 과거 두산건설에 사실상 징벌적 성격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한 사실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두산건설의 분당구 정자동 병원 부지 용도변경 불허 방침을 유지하며 병원 공사 중단에 따른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다가 돌연 일반 상업시설로 용도변경을 허가하기로 입장을 180도 바꾸는 데 있어, 성남FC 후원금이 대가로 작용했다고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11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 유민종)는 성남시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두산건설의 병원 공사 중단에 따른 건축허가 취소 이후 원상복구 지시를 미이행했다며 이행강제금을 부과한 사실을 파악했다.

특히 검찰은 시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시가표준액의 ‘100분의 3’을 산정 요율로 삼아 1억~2억 원 수준의 이행강제금을 물리다가 2014년 9월 ‘100분의 50’으로 높여 이행강제금 21억 원을 물린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시 관계자는 “큰 회사(두산건설)가 불법을 계속 유지하고 있어, 무허가로 봐서 이행강제금을 (기존보다 높게) 부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상 징벌적 성격의 이행강제금이라는 얘기다. 검찰은 이 대표가 본래 용도대로 병원을 건설하지 않는 두산건설을 압박한 정황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시의 불허 방침은 얼마 지나지 않아 뒤집혔다. 두산건설이 그해 10월 성남시에 ‘용도변경 시 성남FC를 후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제안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다음 해인 2015년 7월 성남시는 기존 이행강제금을 물리던 태도를 바꿔 두산건설과 용도변경을 통한 사옥 신축 건축 업무협약을 맺었다. 검찰은 성남FC 후원금 약속에 대한 대가로 기존 용도변경 불허 입장이 허가로 바뀐 것으로 보고 전날 이 대표 소환 조사에서도 이를 캐물었다고 한다.

아울러 검찰은 두산건설과 네이버, 차병원 등 성남시에 수십억 원대 후원금을 낸 기업들이 “최하위 성적에 머무르던 성남FC에 후원금을 내며 광고 효과를 기대하진 않았다”는 진술도 확보했다고 한다. “적법한 광고비”라는 이 대표 주장과 달리 인허가 등을 염두에 둔 부정한 청탁에 따른 대가성 후원금이라는 검찰 논리를 뒷받침하는 것이다.

윤정선·김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