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와그너 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오른쪽)이 바흐무트 인근 건물의 지하실을 찾아 전사자의 시신을 살펴보고 있다. 유튜브 동영상 캡처

英가디언 보도…“수장 프리고진 방문한 지하실에 시신 수두룩”
차량으로 전사자 시신 계속 옮기는 모습도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의 최대 격전지인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공격에 앞장서는 러시아 민간 용병 그룹 ‘와그너’ 대원들이 대규모로 전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3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으로 와그너 그룹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바흐무트 인근의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을 시찰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 자료를 소개하며 이같이 전했다. 이 동영상에는 프리고진이 동부 전선의 한 건물 지하실을 방문하는 모습이 담겼는데 지하실엔 전투에서 숨진 와그너 용병들의 시신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프리고진은 들것과 가방에 든 시신들을 보면서 “여기에 전선에서 숨진 와그너 전사들이 누워 있다. 그들은 지금 아연 관에 넣어지고 있으며 집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소식통들과 러시아 군사 블로그들에 따르면 와그너 그룹은 최근 몇 달간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큰 손실을 봤다. 가디언이 인터뷰한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최근 동원된 러시아 군인들은 전투에서 방어적인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동영상에서 프리고진은 바흐무트 공격에 앞장서는 자신의 부대가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모두가 우리가 언제 아르테모프스크(바흐무트의 러시아식 이름)를 점령할지 알고 싶어한다. 하지만 아르테모프스크에서는 모든 집이 요새화돼 있다”고 지적했다. 피리고진은 “우리 전사들은 가끔 한 집을 두고 하루 이상 싸우며, 때론 몇 주 동안 싸우기도 한다. 한 집 뒤에는 또 다른 방어선이 있고 그러한 방어선은 아마 500개는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흐무트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요충지다. 러시아는 지난해 후반 동북부 하르키우주와 남부 헤르손주에서 대패한 것을 만회하기 위해 바흐무트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러시아는 와그너 그룹과 헤르손에서 철수한 보충대, 새로 충원한 동원병까지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치며 바흐무트의 우크라이나군을 압박하고 있다.

이미지 크게보기 우크라이나 병사가 지난달 30일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 지역에서 러시아 진영을 향해 120mm 박격포를 발사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최근에는 양국 군이 참호를 파고 포격과 기습 공격을 주고받으며 하루에도 수백 명씩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지난달 말 미국을 방문하기 직전 바흐무트를 찾아 자국 군인들을 격려했다.

조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