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 시장 시절이후의 재산변동
정치자금 수입 · 지출 들여다봐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가족의 수년 치 계좌 추적에 돌입하면서 소위 ‘대장동 뒷돈’의 이 대표 측 유입 가능성 및 자금 흐름 추적에 나섰다. 수사 결과에 따라 향후 이 대표의 배임 의혹을 넘어 정치자금법 위반·수뢰 의혹으로까지 번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5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와 반부패수사3부(부장 강백신)는 최근 이 대표와 가족들의 계좌 추적 영장을 법원으로부터 발부받고, 수년간 자금 흐름을 쫓고 있다. 수사팀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부터 현재까지의 재산 변동 내역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정치자금 수입·지출보고서 등도 들여다 볼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는 법정에서 대장동 개발업자들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거의 매년 정진상 민주당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에게 총 40억 원이 넘는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을 건넸다고 밝혀 왔는데, 해당 금액이 이 대표에게 실제 건너갔을 가능성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수사팀은 이 대표 최측근인 김 전 부원장이 예비 경선 자금으로 8억4700만 원을 수수했을 당시인 지난해 6월 이 대표 명의의 농협 계좌로 현금 2억7000만 원이 입금된 정황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지난 23일 이 대표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제보자 A 씨를 참고인으로 소환해 “(김 씨의 집사 역할을 한) 배모 씨가 이 대표 자택에서 현금이 있는 종이가방을 들고나오는 것을 봤고, 배 씨에게 1억~2억 원쯤 된다고 들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또 이후 “배 씨로부터 ‘경기도 공무원 B 씨로부터 입금확인서를 받아 와라. 김현지 (당시) 경기도 비서관이 시킨 일이라고 말하면 알 것’이란 지시를 받았다”는 진술도 확보했다고 한다. 배 씨가 계좌에 현금을 입금한 지난해 6월 28일은 대선 경선 예비후보 등록 첫날이었다.

민주당 측은 “2019년 예금 인출과 모친상 조의금 등으로 현금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선거 기탁금과 사무실 임차비용 등 2억7000만 원을 내기 위해 농협 계좌에 입금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수억 원의 돈을 집에 갖다 놓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 대표가 대장동 개발 최종 결재권자인 만큼 배임죄는 쉽게 입증할 수 있다”며 “관건은 이 대표 자금 흐름을 추적해 정치자금법 위반·뇌물죄로까지 갈 수 있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