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바이든-시진핑 3시간12분간 회담 … ‘레드 라인’ 관련 심도 있는 논의

이미지 크게보기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나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AP 뉴시스

북한·대만·무역갈등 등 폭넓게 논의 … “우크라에서 핵 사용 반대” 공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시간) 정상 자격으로는 처음으로 대면 회담을 했다.

오후 6시 38분부터 9시 50분까지 장장 3시간 12분 동안 이어진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은 북한 문제, 대만 문제, 무역전쟁과 기술전쟁 등 당면 현안을 폭넓게 논의하면서 건강한 양국 관계 정립을 위한 이른바 ‘레드 라인’(Red Line·넘지 말아야 할 선)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눈 것으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정상은 이날 회담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이뤄졌다. 중국 대표단이 머무는 물리아 호텔에 바이든 대통령이 방문하는 방식이었다. 푸른색 정장을 입은 바이든 대통령과 검은색 정장을 입은 시 주석은 양국 국기를 배경으로 미소를 주고받으며 긴 악수를 나눴다.

이미지 크게보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시 주석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AP 뉴시스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북한이 책임있는 행동을 하도록 촉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한국 등 동맹 방어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재차 강조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백악관은 회담 직후 결과 자료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적인 행동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국제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북한이 책임 있게 행동하도록 촉구하는 데 관심이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최근 북한의 잇단 탄도미사일 도발에 우려를 표명하면서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시 주석에게 북한을 자제시켜 줄 것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백악관은 또 바이든 대통령이 인도·태평양 동맹에 대한 미국의 굳건한 방어 약속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나의 중국’ 정책은 불변이라며, 대만 문제에 대해서도 한 당사자에 의한 어떠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도 반대한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대만을 향한 중국의 강압적이고 공격적인 행위에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이 같은 행동은 대만해협과 더 광범위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고 세계 번영을 위태롭게 한다고 지적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백악관은 또 두 정상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핵 사용에 반대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AP 뉴시스

시 주석은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 중에서도 핵심”이라며 “중·미 관계에서 넘으면 안 되는 첫 번째 ‘레드 라인’”이라고 강조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전했다.

시 주석은 “대만을 중국에서 분리하려는 사람은 중국의 근본 이익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중국 인민들은 절대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바라며, 그리고 그것을 위해 노력하지만, 양안(중국과 대만) 평화·안정과 대만 독립은 물과 불처럼 양립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우리는 미국 측이 언행을 일치시켜 하나의 중국 정책과 3개 공동성명(수교 성명 등 미중관계의 주요 성명)을 준수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시 주석은 대신 “중국은 미국에 도전하거나 미국을 대체할 의도가 없다”며 “양측은 서로 존중하고 평화롭게 공존하며 윈윈 협력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무역전쟁이나 기술전쟁을 일으키고 벽을 쌓고 디커플링(탈동조화)과 공급망 단절을 추진하는 것은 시장경제 원칙에 어긋나고 국제무역 규칙을 훼손한다”며 “그러한 시도는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지난해 1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전화 및 화상 등으로 5차례 소통했지만, 실제로 얼굴을 마주하고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미지 크게보기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나 회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AP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