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바이든 “경쟁이 충돌 비화 안돼” vs 시진핑 “현 국면은 국제사회 기대와 달라”

이미지 크게보기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나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AP 뉴시스

바이든·시진핑, 정상 등극 후 첫 대면 회담 … ‘레드 라인’ 도출 주목

미·중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14일 처음으로 대면 정상회담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은 경쟁이 충돌로 변하지 않도록 관리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고, 시 주석도 “현재 중·미 관계가 직면한 국면은 양국과 양국 국민의 근본 이익에 부합하지 않으며, 국제사회의 기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두 정상이 무력 충돌을 막기 위한 이른바 ‘레드 라인’(Red Line)에 대한 절충점에 도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AFP·블룸버그 통신과 중국 관영 중앙(CC)TV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후 5시30분쯤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발리 회담장에서 만났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웃으며 “만나서 반갑다”(Good to see you)고 인사를 건네고 악수를 나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두 나라의 지도자로서 중국과 미국이 차이점을 해결해 가면서 경쟁이 충돌 양상으로 비화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우리의 상호 협력을 요구하는 긴급한 글로벌 현안들에 대해 협력할 방안을 강구해나갈 책임을 공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 두 나라는 함께 다뤄야할 사안이 너무나 많다”며 “개인적, 범정부적으로 당신(시 주석)과 소통 창구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중국과 미국이 기후변화에서부터 식량 불안정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도전 과제를 다뤄나가는데 있어 핵심 역할을 해줄 것으로, 그리고 우리가 협력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세계는 기대하고 있다”며 “중국 역시 이를 바란다면 미국은 바로 그렇게 할, 여러분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늘 그래왔듯, 솔직한 대화를 기다려왔다. 기회를 줘서 고맙다”면서 “대면소통을 대체할 수단은 거의 없는 것 같다”며 대면 회담에 만족감을 표했다.

시 주석은 “중·미 양국 접촉 및 수교 이후 지금까지 50여 년의 곡절 끝에 얻은 것도 있고 잃은 것도 있고 경험도 있고 교훈도 있다”며 “역사는 최고의 교과서다. 역사를 거울 삼아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양국이 충돌하는 현 국면이 양국의 국익은 물론 국제 사회의 기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우리는 중·미 두 강대국의 지도자로서 방향을 잡는 역할을 해야 하며 양국 관계를 위해 올바른 발전 방향을 찾고 중미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또 “시대가 전례 없는 방식으로 변하고 있고 인류사회는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세계는 교차로에 서 있다”면서 “국제사회는 중·미가 상호 관계를 잘 처리하길 보편적으로 기대한다. 우리는 각국과 함께 세계 평화를 위해 희망을 증진하고, 세계 안정을 위해 자신감을 높이고, 공동 발전을 위해 힘을 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바이든 대통령과) 중·미 관계에서의 전략적 문제와 중대한 글로벌 및 지역 문제에 대해 이전과 같이 솔직하고 깊이 있는 견해를 교환하고 싶다”며 “함께 중·미 관계를 건전하고 안정적인 발전 궤도로 되돌려 두 나라를 복되게 하고 세계에 혜택을 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두 사람이 각각 미국과 중국의 정상 자격으로 만나 얼굴을 마주 하고 회담한 것은 지난해 1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약 22개월 만에 이번이 처음이다.

두 사람은 2011년부터 만남을 이어왔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부통령이었던 바이든 대통령은 2011년 중국을 방문해 당시 부주석이던 시 주석과 회동했다. 이후 18개월간 양국을 오가면서 최소 8차례 만났고, 식사한 시간만 25시간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지 크게보기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나 회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AP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