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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임재 · 류미진 등 피의자 입건

박희영 구청장 등 ‘과실치사상’
소방은 119조치 적절성 수사

경찰청장·서울경찰청장은 물론
이상민 행안장관 조사도 불가피

이미지 크게보기 7일 오전 ‘이태원 핼러윈 참사’ 특별수사본부가 설치된 서울 마포구 경찰청 마포청사로 한 직원이 출근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이태원 핼러윈 참사’의 사고 원인과 책임 소재를 규명하고 있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용산경찰서·서울경찰청 112상황실의 부실대응을 넘어 소방당국, 용산구, 서울교통공사까지 수사 대상을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다. 추후 특수본 수사가 재난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윤희근 경찰청장,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등 경찰 지휘부는 물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조사까지 불가피할 전망이다.

7일 경찰에 따르면, 특수본은 전날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류미진 전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뿐 아니라 용산서 정보과장·계장, 박희영 용산구청장,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을 피의자로 입건했다. 특수본은 전날 △이 전 서장과 류 총경은 업무상과실치사상, 직무유기 혐의 △용산서 정보과 과장·계장은 직권남용, 증거 인멸, 업무상과실치사상 △용산구청장과 소방서장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특수본은 용산경찰서 112치안종합상황실·정보과·경비과가 핼러윈데이에 대해 사전 대비를 했는지와 함께 실제 조치 이행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용산구청에 대해선, 이태원 일대 인파 밀집이 예견 가능했는지 여부와 사고 발생 전후 부서별 공무원들의 처리 사항 등에 대해 수사할 예정이다.

소방에 대해선, 사건 발생 전 접수된 경찰의 공동대응 요청 및 119 신고 처리가 적절했는지 여부를 가리고 사고 당시 구조활동 내역 등을 수사한다. 서울교통공사에 대해선 참사 당일 이태원역의 무정차 통과가 가능했는지 등을 들여다본다. 특히 이태원역장과 용산경찰서 112치안종합상황실장 사이 ‘무정차 운행’ 요청 진실 공방을 수사하기 위해 특수본은 두 사람의 핸드폰을 포렌식하고 있다.

이처럼 수사 범위가 전방위적으로 확대됨에 따라 경찰 지휘부 역시 사퇴 압박에 직면하고 있다. 김광호 서울청장은 이날 서면 기자간담회 답변을 통해 “112신고 접수 이후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현재 진행 중인 감찰·수사 결과에 따라 처신하겠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또 사고 당일 CCTV로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었는데 아무런 조치가 없었던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사고 당일 용산구청 관제센터 근무자가 용산경찰서의 112 신고장소 CCTV 영상 확인 요청에 ‘인근 CCTV로는 현장 확인이 어렵다. 사람이 너무 많다. 확인이 필요하다’라고 통보한 바 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선 다만 경찰 지휘부에 대한 ‘직무유기죄’ 적용은 사실상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법원도 직무유기에 대해 ‘직장의 무단이탈, 직무의 의식적인 포기 등과 같이 국가의 기능을 저해하고 국민에게 피해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라고 엄격하게 해석하고 있다.

송유근·권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