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대인플레 8개월만에 하락

주택가격 전망지수 역대 최저
한경연 “환율탓 물가우려 여전”

기대인플레이션율이 하락하는 등 물가 급등세가 꺾이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속적인 대출금리 인상으로 주택가격 전망지수는 76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에서도 기대인플레이션 진정 시 소비자 물가가 9월을 정점으로 완만한 둔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지난달 역대 최고치인 4.7%를 기록한 뒤 0.4%포인트 떨어졌다. 미국의 소비자물가 하락과 정부의 9∼10월 물가 정점 발표에 대한 기대감으로 하락 전환한 것으로 해석된다.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4개월 만에 반등해 이번 달 88.8이었다. 여전히 100을 하회하며 비관적으로 나타났지만, 전월 대비 2.8포인트 상승하며 개선 흐름을 보였다.

한은에서는 고물가와 주요국 경기 둔화 우려가 지속되고 있으나 물가 정점론, 글로벌 통화 긴축 정책의 속도 조절 기대 등으로 전월 대비 소폭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주택가격 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6포인트가 하락하며 4개월 연속 하락을 이어갔는데 아파트 매매 가격 하락세 확대, 매수 심리 위축 등이 영향을 미쳤다.

한경연은 이날 ‘기대·체감 인플레이션과 소비자물가와의 관계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기대인플레이션이 진정된다면 소비자 물가는 9월 7.0%를 정점으로 당분간 5∼6%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이 추석(9월 10일)을 정점으로 둔화되는 상황을 가정한 분석이다.

한경연은 물가 급등세가 진정되더라도 자원·곡물에 대한 자국 우선주의 심화, 기후변화로 인한 작황 여건 악화 등으로 고물가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했다. 한경연이 2013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기대인플레이션이 1%포인트 상승할 경우 소비자 물가는 0.67%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기대인플레이션이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물가 안정을 위해서는 경제주체들의 불안 심리를 진정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경연은 기대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장바구니 물가와 관련 있는 품목의 가격 안정을 위한 유통구조 개선, 소비 가중치가 높은 품목에 대한 정부 비축 물량 방출, 할당 관세 적용 확대, 한시적 소비세 인하 검토 등을 대책으로 제시했다. 원·달러 환율이 최고가 행진을 계속할 경우 수입물가를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윤명진·김병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