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살인 혐의를 받는 박대성(30)이 4일 오전 전남 순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남 순천에서 10대 여성을 무참히 살해한 박대성(30)이 범행 당시 소주 4병을 마셨다고 주장했지만 조사 결과 해당 진술이 거짓이었을 정황이 드러나 주목된다. 만취에 따른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박대성의 주장에 의구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순천경찰서는 지난달 28일쯤 순천시 조례동에 있는 박대성의 가게를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식탁에는 안주와 소주병 4개가 있었는데, 그중 술이 다 비워진 것은 두 병뿐이었다.

술이 있는 두 병 중 하나는 마개가 따져 있었지만 술은 그대로 있었고, 다른 한 병은 마개도 따지 않은 상태였다고 한다. 경찰은 소주 4병을 마셨다고 한 박대성의 진술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가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는 박대성의 진술과 다른 부분이다. 박대성은 지난달 28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에 "(사건 당시) 소주를 4병 정도 마셔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박대성은 지난달 26일 오전 12시 43분쯤 순천시 조례동 한 주차장에서 길을 가던 피해자 A(17) 양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 송치됐다.

범행 당시 박대성은 자신의 가게에서 흉기를 들고나와 A 양을 10여 분 동안 따라간 뒤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대성은 A 양과는 전혀 모르는 사이로 원한이나 금전적 원인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 당국은 박대성을 상대로 ‘묻지마 살인’ 등 구체적인 범행 동기와 정신병력 유무, 계획적 범행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