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설전 한동훈(왼쪽) 법무부 장관이 2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문재인 정부의 법무부 장관을 지낸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시스

韓 “장관이실때 총장 패싱”
朴 “택도 없는 말 하지말라”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치러진 첫 국회 대정부질문 과정 중 벌어진 전·현직 법무부 장관 간 설전에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판정패’했다는 평가가 26일 정치권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거대 의석을 밑바탕 삼아 원 구성 이후 ‘국회의 시간’을 벼려왔던 야당의 견제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마지막 법무부 장관을 지낸 박 의원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에서 전날 대정부질문 소회를 묻는 질의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명백히 법에 나오는 것조차도 인정하려 들지 않고 자기 프레임을 딱 짜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하니까 토론이 안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의원 주장과 달리 민주당 안팎에선 논리, 대응 두 측면에서 모두 박 의원이 한 장관에게 ‘밀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민주당 관계자는 “전직 장관이 정치적 프레임으로만 현 장관을 몰아세우다 보니 질의라기보다는 호통에 가까웠다”며 “논리적으로 구멍도 많았다”고 귀띔했다.

특히 ‘검찰총장 공석’ 문제 제기에 대한 한 장관의 반박에 박 의원이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시 “대검 검사급, 고검 검사급, 평검사 전부 한 장관이 다 (인사를) 해버렸는데, 이런 전례가 있냐”는 질의에 한 장관이 “과거 의원님이 장관이실 때 검찰총장을 완전히 패싱하고 인사를 하신 거로 기억한다”고 반박하자 박 의원은 “택도 없는 말 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전날 CBS 라디오에서 “박 의원의 참패인 것 같다”며 “말을 할 때 너무 흥분한 반면 한 장관은 차분하게 답변했다”고 짚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을 반전의 계기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신동근 등 6명 의원이 공격수로 나서 정부의 법인세 인하 및 세제개편안 관련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지적할 방침이다. 반면, 여당인 국민의힘은 전 세계 차원의 복합 경제위기에 대응할 여력을 약화시킨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에 대한 비판이 불가피하다는 기류다. 국민의힘에서는 임이자 등 의원 4명이 질문자로 나선다.

김성훈·조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