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재판부 “여론 형성 과정 왜곡할 수 있다”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 받았을 것”

유, 항소 의사 밝혀...“한동훈 부끄러움 알아야” 주장

이미지 크게보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기소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리는 선고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에게 1심에서 벌금형이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7단독 정철민 부장판사는 9일 라디오에의한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유 전 이사장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검찰은 앞서 유 전 이사장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정 판사는 “피고인의 발언으로 피해자(한 장관)는 부정한 목적을 위해 수사권을 남용한 검사로 인식되면서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의원, 보건복지부 장관,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역임하고 작가이자, 방송 논객으로 활동한 피고인은 사건 당시 100만 명 이상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로 사회의 여론 형성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데, 여론 형성 과정을 왜곡할 수 있다”고 했다.

유 전 이사장은 2019년 12월 유튜브 ‘알릴레오’와 2020년 7월 언론 인터뷰 등에서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가 2019년 11월 말 또는 12월 초 본인과 노무현재단 계좌를 불법 추적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가 시민단체에 고발됐고, 지난해 5월 재판에 넘겨졌다. 한 장관은 유 전 이사장이 언급한 시기에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을 맡고 있었다.

유 전 이사장은 재판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1심 판결 취지는 존중하는데 항소해서 무죄를 다투겠다”고 말했다. ‘명예훼손 혐의를 부인하는가’라는 질문에 “한동훈 씨가 검사로서 한 일에 대해서 진상이 밝혀져 있지 않다”며 “누구나 오류를 저지르는데 그럴 때는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른바 ‘채널A 녹취록’ 사건을 두고 “기자와 함께 나를 해코지 하려고 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보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