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을 20여 일 앞두고 또다시 불거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갈등이 14일 저녁 두 사람의 직접 회동을 통해 일단 봉합된 것으로 보인다. 첫 내각 인선에 안 위원장의 국민의당 계열 인사가 포함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이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을 둘러싼 지분 문제 등도 일부 있었지만, 큰 틀에서 공감대를 이뤘다고 한다. 안 위원장은 15일 “공동정부 정신이 훼손될 만한 일이 있었지만, 다신 국민께 실망을 끼쳐드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말했지만, 정치적 뇌관은 수두룩하다.

이번 대선에서 윤 당선인이 0.73%포인트 차이로 간신히 승리한 데는 후보 단일화가 큰 기여를 했다고 봐야 한다. “함께 정부를 구성하며 선거 후 즉시 합당도 추진하겠다”는 공동선언문을 믿고 국민이 기회를 준 셈이다. 권력 배분 협상 없이 “종이 쪼가리 말고 날 믿어라”는 윤 당선인 주장에 안 위원장이 흔쾌히 동의한 파격도 신선했다. 그러나 반대로 공동정부 기반이 취약하다는 방증도 된다.

지금 두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안 위원장 지지층을 흡수함으로써 정권 기반을 최대한 넓히고, 6·1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당장 합당 절차를 마무리해 불안 요소를 줄여야 한다. 또, 윤 당선인이 일부러라도 안 위원장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는 일이 중요하다. 안 위원장은 “보건·의료, 과학·기술, 중소·벤처 그리고 교육 분야에 대해서는 전문성을 가지고 관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사람 배분보다 정책 공조에 집중한다면 ‘화학적 결합’에 도움이 되고, 국가 차원에서도 바람직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