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 김남석 특파원

미국 국무부가 12일(현지시간) 공개한 ‘2021 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서 지난해 한국에서 발생한 주요 인권·부패 이슈로 언론중재법 개정 및 대북전단금지법 위반 논란을 비롯해 대장동 사건과 문재인 대통령 비판 전단 살포 사건 등을 거론했다. 북한에 대해선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권위주의적 국가”라고 규정한 뒤 탈북자 강제송환·처형, 반동문화사상배격법 시행 등을 우려했고, 중국과 관련해서는 신장(新疆)에서 ‘제노사이드(집단학살)’를 자행했다고 비판했다.

국무부는 이날 인권보고서 한국 편에서 가장 먼저 표현의 자유 제한을 시도한 언론중재법 개정 논란을 언급하면서 “여당 더불어민주당은 언론·온라인중개자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을 통과시키려 했고, 민간단체들은 언론의 자유를 제한할 것이라며 반대했다”고 적시했다.

또 국무부는 대북전단금지법 위반 논란의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사건을 거론했고, 대통령 비판 전단을 뿌렸다가 모욕죄로 고소당한 김정식 씨 사건도 언급하는 등 문재인 정부의 인권 실태를 지적했다. 부패 문제와 관련해서는 대장동 사건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씨 재판 등이 거론됐다. 국무부는 “지난해 9월 검찰이 대장동 주택개발사업 관련 뇌물수수 혐의와 거액의 수익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면서 “화천대유는 시 공무원과 공모하고 정치인들에게 뇌물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무부는 인권보고서 북한 편에서는 북한 정부가 자행한 불법 살인과 강제실종, 고문, 열악한 정치범수용소 상황, 자의적 구금 등 심각한 인권문제들을 줄줄이 지적했다. 특히 올해는 김정욱 씨 등 한국인 6명이 최대 8년째 북한에 감금돼 있다는 사실도 처음으로 보고서에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