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이 6일 휠체어를 이용해 여의도 국회 사무실로 출근한 뒤 소감을 공개하면서 장애인 지원법안 처리를 약속했다. 지난 5년 동안 민주당이 집권당이었고, 최근 2년은 법안을 맘대로 처리할 수 있는 절대다수 의석까지 확보했음을 고려하면 ‘자다가 봉창 두드린다’고 할 정도로 느닷없는 행태다. 지난 9년 가까이 민주당 소속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이 시정을 책임졌고, 서울시의회 민주당 의석이 90%를 넘었음(2018년 선거 기준 110석 중 102석)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실제로 박 전 시장은 2015년 “2022년에는 모든 지하철 승강장까지 휠체어 이동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일도 있다.

따라서 민주당의 휠체어 체험 쇼는, 최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출근길 시위를 비판한 것을 계기로 이 대표에게 ‘반(反)장애인 프레임’을 씌우려는 의도가 앞선 것으로 비친다. 그러나 이 대표는 장애인 권익이 아니라 ‘시민을 볼모로 잡은 투쟁 방식’을 문제 삼았다는 점에서, 정략적 목적에 휠체어를 수단으로 동원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진정성 없는 행태가 오히려 장애인을 모욕하는 일이다.

게다가 실제 상황과도 거리가 있다. 이들의 휠체어는 장애인들이 외출 때 이용하는 전동 휠체어가 아니라 병원 등에서 이용하는 수동 휠체어였다. 지하철엔 장애인 개찰구가 따로 마련돼 있는데 굳이 일반 개찰구를 이용하며 인증 샷을 찍었다. 이래놓고 고민정 의원은 “딱 하루 휠체어를 몰았는데도 두 팔이 욱신거린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장애인 단체 지하철 시위는 멈췄지만, 여야는 물론 인수위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라고 했다.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전장연이 요청하는 장애인권리보장법 등이 통과되도록 힘쓰겠다”고 주장했다. 엉터리 쇼를 하기에 앞서 집권 기간엔 뭘 하다가 막판에 이러는지 반성부터 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