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안 인터뷰 - 김동석 대표는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김동석(64)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대표는 미국에 거주하는 250만 명 한인의 정치력을 결집해 미국 정치권을 움직이는 방식의 유권자운동을 올해로 30년째 이어 가고 있다.

그는 강원 화천 출신으로 춘천고, 성균관대를 거쳐 좀 더 큰 곳에서 배우고 싶다는 생각에 1985년 미국으로 건너와 뉴욕시립대(CUNY)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여느 유학생처럼 학위를 마치고 귀국할 생각이었던 김 대표가 생각지도 못했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1992년 로스앤젤레스(LA) 폭동사건이었다. 한인타운이 약탈당하고 불탔는데도 정치적 영향력이 미약한 탓에 가해자들이 제대로 처벌받지 못하는 모습을 본 그는 이듬해인 1993년 학위 생각을 접고 한인들의 정치참여운동을 시작했다.

김 대표는 미국 내 소수계인 한인들의 정치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먼저 한인들을 유권자로 만들고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독려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한인들의 정치력을 높이려면 그 출발은 유권자 권리를 찾는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1996년에는 뉴욕에 뉴욕·뉴저지 한인유권자센터(KAVC)를 설립하고 이후 뉴욕 일대에서만 수만 명의 한인 유권자 등록을 끌어냈다. 한인들이 결집하고 투표율이 치솟자 한인 밀집지역의 정치인들이 한인사회에 대해 긴장하기 시작했다.

한인들의 정치력을 끌어모은 김 대표와 KAVC는 끈질긴 설득 노력 끝에 2007년 미국 연방 하원에서 일본군위안부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김 대표는 “결의안 통과 직후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이 이용수 할머니와 나를 의장실로 불렀다. 그러고는 ‘인권 문제가 많이 흐트러진 의회에서 한국계 미국인들이 이런 역할을 해줄 줄 몰랐다’고 격려하는데 그때의 감격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2008년 뉴욕에 미국시민참여센터(KACE)를 만든 그는 이후 눈을 미국 정치의 중심인 워싱턴DC로 돌렸다. 2013년 전국 단위 조직인 KAGC를 출범시켜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로 신장된 정치적 영향력을 한인 권리 신장을 위한 본격적인 입법 활동으로 연계시키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약 30년간 발로 뛰며 활동한 결과 김 대표는 자타공인 미 의회에서 가장 인맥이 넓고 활동이 두드러진 한인 시민운동가로 꼽힌다. 막역한 사이인 밥 메넨데스 상원 외교위원장 등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는 전·현직 의원만 40∼50명에 달할 정도다.

또 김 대표는 미국 전역의 시민운동가, 대학생 등 한인 600∼700명을 워싱턴DC에 모으고 그 자리에 연방 의원들을 불러 교류하는 미주 한인 풀뿌리 콘퍼런스 행사도 매년 주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