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차 이후 야외 NO마스크”
→ 11월 “3차, 추가 아니라 기본”
백신정책 오락가락… 불신 자초

정부의 ‘청소년 방역 패스’ 도입 방침에 학생·학부모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가운데, 백신 접종과 관련한 방역 당국 관계자들의 ‘말 바꾸기’가 이어지고 있어 정책 신뢰가 크게 저하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때 백신 1차 접종자의 ‘노 마스크’ 생활이 거론됐으나 이제 3차 접종이 기본이 됐고, 소아·청소년의 백신 접종 기조는 ‘자율’에서 ‘강력 권고’로 어느새 바뀌었다.

10일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사흘째 7000명을 넘어선 가운데, 백신 접종에 대한 정부의 태도는 몇 개월 전과 판이해졌다. 지난 5월만 해도 정부는 “백신 1차만 맞아도 야외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고 발표했으나 지난달 말부터 3차 접종을 강력하게 권고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달 29일 주재한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이제는 3차 접종이 추가 접종이 아니라 기본 접종”이라고 강조했다. 2차 접종과 3차 접종까지의 간격도 단축됐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18세 이상 성인은 기본 접종 후에 3개월이 지나면 누구나 3차 접종이 가능하도록 간격을 줄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3차 접종은 원칙적으로 2차 접종을 완료하고 6개월 뒤에 받는 게 기존 방침이었다.

소아·청소년의 백신 접종 기조도 바뀌어 혼선을 빚고 있다. 지난 9월 최은화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위원장은 “기저질환이 없는 건강한 다수의 소아·청소년은 대부분은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무증상이거나 경증 감염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개인적인 이득의 크기가 그렇게 높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전날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청소년의 경우에도 미접종의 위험이 점차 증가하는 반면 접종의 이득이 명확히 확인되고 있다. 청소년 접종을 강력하게 권고한다”고 밝혔다. 일상회복지원위 방역·의료 분과위원인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도 “접종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잠재적인 피해보다 압도적으로 크다”고 설명했다.

백신 접종과 관련한 정부의 원칙도 꾸준히 바뀌었다. 화이자, 모더나 백신에 수급난이 있던 지난 8월 정부는 1·2차 접종 간격을 4주에서 6주로 변경했다. 올해 초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은 65세 미만을 대상으로 접종이 진행되다가 혈전 논란이 일자 4월부터 30세 미만이 접종에서 급작스레 제외됐다. 이후 7월에 접종 연령을 50대 이상으로 상향했고, 지난 8월 13일 만 30∼49세 연령층도 AZ 잔여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방침을 바꿨다.

정유정·인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