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30代 리포트 - MZ세대가 만드는 新 노사문화

스벅 트럭시위 등 파급력 주목

서울교통공사 올(All)바른노조 등 MZ세대 노조들이 새로운 노사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과거 노조들은 집단으로 모여 정치 투쟁에 나섰기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 국가보안법 폐지 등 정치적 의제에 주력했으나 MZ세대 노조들은 회사와 조직 내부 문제에 ‘화력’을 집중하는 게 특징이다.

주요 기업에서 MZ세대 직원들의 비중이 커지면서 노조 문화도 양대 노총 산하의 기존 노조와는 판이한 모습으로 전개되고 있다. MZ세대 노조 단체행동의 가장 큰 특징은 이슈 중심의 SNS 이합집산이다. MZ세대는 개인의 불공정과 절차적 정당성에 민감하다. 또 시위를 하면 해당 이슈에만 집중한다. 서울교통공사의 경우 최대 이슈였던 고객센터 직원들 직접고용과 관련해 노사 및 전문가 협의회(노사전협의회)를 지난 6월 17일 한 차례 열고 자회사 설립을 통한 고용으로 잠정 결론을 냈다. 그러나 ‘공정’을 내세우며 탄생한 올바른노조가 직접고용과 자회사 설립을 통한 고용 둘 다 강력하게 반대하면서 노사전협의회가 더 이상 열리지 않는 등 관련 논의가 중단됐다.

지난달 초 스타벅스 직원들의 시위 역시 새로운 노사문화의 대표적인 사례다. 스타벅스 창립 22년 만에 처음으로 펼쳐진 직원들의 단체행동은 시작부터 끝까지 기존 노조와 철저하게 다른 방식으로 진행됐다. 블라인드에서 업무 고충을 내부 공론화한 뒤 간편송금 앱인 토스로 3시간 만에 시위자금 330만 원을 모았다. 이후 법률 자문까지 거친 뒤 이벤트 대행사를 통해 구한 트럭 전광판에 근무 여건 개선 요구를 담은 메시지를 띄웠다. 이들은 서울 시내를 오가는 이 트럭을 통해 온라인에서 파급력을 높였다. 이 시위는 이틀 만에 종료됐지만 스타벅스 측으로부터 “연말까지 1600여 명을 새로 뽑고 임금 체계를 개선하겠다”는 발표를 이끌어냈다. 스타벅스의 트럭시위가 주목을 받자 민주노총이 지원을 약속하며 노조 결성을 권했으나 ‘변질’을 우려해 이들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정치투쟁, 정규직 기득권 보호에 주력한 86세대 주축의 민주노총 등에 대항해 공정과 투명성을 중시하고 정치투쟁을 지양하는 20∼30대 중심의 노조 설립이 확산되고 있다. 올바른노조는 물론, 전교조에 대항하는 교사노동조합연맹, LG전자 사람중심 사무직 노조, 현대차그룹 인재존중 사무연구직 노조, 금호타이어 사무직 노조 등이 모두 이런 취지로 만들어진 새로운 노조들이다.

◇ 특별기획취재팀 = 김충남(사회부)·임정환(국제부)·김유진(정치부)·민정혜(전국부)·이정민(산업부)·전세원(사회부) 기자

전세원·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