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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수백명 투입 진압 나서

아프가니스탄 내 반(反)탈레반 무장세력 지도자인 아흐마드 마수드(32·사진)가 “탈레반이 대화를 거부한다면 전쟁을 피할 수는 없다”면서 결사항전을 선언했다. 탈레반은 수백 명의 조직원을 투입해 이들 진압에 나서면서 미군 철수 이후 아프간 상황이 급속하게 내전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소련과 탈레반에 맞서 반군을 이끈 아프간의 영웅 아흐마드 샤 마수드의 아들인 그는 23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알아라비아 방송 등과의 인터뷰에서 “우린 소련에 맞섰다. 탈레반에도 저항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프간 여러 지역으로부터 우리 군이 판지시르에 집결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탈레반에 포괄적 정부 구성을 요구한다. 우린 탈레반이 협상만이 방법이라는 것을 깨닫길 바란다”며 “우린 내전을 원하진 않지만 탈레반이 대화를 거부할 경우 내전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수드가 이끄는 반군이 판지시르를 비롯해 파르완, 바글란 등 북부 3개 주를 거점으로 진지를 구축한 가운데 AFP통신 등에 따르면 탈레반은 판지시르 계곡에 수백 명의 진압군을 투입했다.

탈레반은 22일 트위터를 통해 “몇몇 지역 관리가 평화로운 이양을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수백 명의 이슬람 전사가 사태 해결을 위해 판지시르로 향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아프간이 다시 테러단체들의 요람이 될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미군이 지상에 오래 있을수록 이슬람국가(IS)가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인근에서 무고한 민간인과 미군을 공격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고 말했다. IS의 위협이 실재함을 직접 밝힌 것이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