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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개국과 지원 협정”

美軍주둔국 등 협조대상 거론
다수참여 끌어내 철수 끝내고
정치적 위기 차단하려는 포석

바이든, 獨 등 협조국 직접언급
외교안보팀, 연일 동맹국 접촉
‘핵심동맹’ 韓, 참여 압박 커져

워싱턴 = 김남석 특파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22일(현지시간) 4개 대륙의 26개국이 아프가니스탄인들의 탈출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아프간 사태 수습을 계기로 동맹과의 전방위 협력체제를 가동했다. 미 국무부도 이날 해외 미군기지를 난민 환승 통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면서 한국도 예외가 아닐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가 아프간 사태 수습 과정에서 동맹국의 참여를 끌어들인 ‘철수 속도전’을 통해 정치적 위기를 조기에 마무리 짓고 이를 계기로 대중 견제 등 글로벌 동맹 체제를 본격 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아프간 난민 이동과 관련해 “4개 대륙에 걸쳐 20여 개국과 협력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회견에서 카타르,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 관련 협조 국가를 직접 거론하고 사의를 표했다. 이를 위해 바이든 대통령은 물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등 최고위 인사들은 연일 동맹 최고위층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부에 따르면 현재 난민 탈출 지원에 협조하기로 한 국가는 총 26개국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동맹 활용은 일차적으로는 아프간 난민 사태를 미국 혼자서는 처리하기 힘들다는 현실적인 이유 때문이다. 현재 미국은 카불 공항을 중심으로 철수작전을 진행 중이지만 1차 철수 대상지인 바레인·독일 등의 미군기지가 수용인원을 초과해 한때 카불에서의 수송기 이륙이 중단되기도 했다.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의 지부인 IS-K의 테러 가능성도 아프간에서의 조기 철수가 시급한 이유다.

바이든 행정부가 아프간 사태를 계기로 글로벌 동맹 체제를 가동하면서 한국의 부담도 커질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을 언급하면서 “공격당하면 즉시 조처하겠다”고 밝힌 만큼, 한국이 미국의 동맹으로서 해야 할 역할도 커질 수밖에 없다. 먼저 아프간 난민 사태와 관련해 미국 내 군 시설과 함께 한국, 일본, 이탈리아 등의 미군기지가 대상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도 이날 문화일보에 보낸 논평에서 “난민 철수 노력을 지원할 수 있는 미군시설 주재국과 접촉하고 있다”면서 사실상 이를 확인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4자 협의체) 참가 등 대중국 견제에 한국의 적극적인 동참을 요청할 가능성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