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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형 現원장 이어 편향 발언
野 “‘北 속국’ 만들자는 것인가”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한 마디에 한·미 연합훈련 실시를 두고 여권 내 자중지란이 불거진 상황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반드시 하지 않아도 된다”는 홍현익(사진) 국립외교원장 내정자를 향한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 특히 외교 정책 연구와 신임 외교관 양성을 위한 기관인 국립외교원에 김준형 원장에 이어 홍 내정자까지, 잇달아 ‘코드 인사’라는 지적을 받는 인사 자체가 문제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홍 내정자의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태도는 비상식을 넘어 반국가적이라 할 수밖에 없다”며 “‘훈련을 하지 말자, 훈련을 하더라도 구체적인 내용을 북한에 알리자’는 사람을 국립외교원장에 임명하려 하다니 대한민국을 ‘북한의 속국’으로 만들자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소속 원 전 지사는 “문재인 대통령은 외교를 망가뜨리고 국격을 무너뜨리는 내정을 즉각 철회하시라”고 강조했다.

앞서 홍 내정자는 지난 6일 YTN 라디오에서 “원론적으로 보면 반드시 훈련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통령께서 ‘한·미 간에 최종 협의를 해서 하라’고 지시한 것은 (훈련을) 하기는 하되 약간 북한에 성의 표시 그 정도를 하는 수준에서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내정자는 이어 내년 2월 베이징(北京) 동계올림픽에서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까지 만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며 “우리 정부가 한·미 연합훈련을 과연 해야 하느냐 고민하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홍 내정자의 이 같은 인식은 한·미 연합훈련의 연기를 주장하며 연판장을 돌린 70여 명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인식의 궤를 같이한다는 게 외교 안보 분야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남북 관계의 개선을 위해 한·미 연합훈련을 미루거나 안 할 수 있다는 인식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원장도 문재인 캠프 출신 인사로 편향된 외교안보관으로 지적을 받았는데, 이재명 경기지사와 가까운 홍 내정자 역시 마찬가지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며 “결국 문 대통령이 국립외교원장 자리를 코드에 맞는 인사를 보내거나 ‘보은성’ 자리로 여기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