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016년 3월 16일 경기 이천 7공병 도하훈련장에서 열린 한·미 연합 도하훈련 모습.

■ 실기동 없는 韓·美연합훈련

‘워 게임’ 방식으로 축소 · 변형
그마저 인원·규모도 대폭 축소
韓·美 지휘관 1~2년만에 교체
작계 숙달 못해 연합전력 약화
“함께 전쟁 치르기 힘든 수준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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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6일부터 시행될 후반기 한·미 연합지휘소훈련(21-2 CCPT)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축소·변형된 데다 코로나19와 북한 눈치보기 영향으로 훈련 참여 인원 및 규모가 대폭 축소되면서 한반도 유사시 ‘한미연합사령부 병력·훈련 인적 인프라’ 및 ‘작전계획 프레임’ 붕괴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년의 짧은 한미연합사 근무 기간에 실기동훈련과 작계를 숙달해야 할 한·미 지휘관들과 참모들의 경험 부재가 장기화되면서 한·미가 함께 전쟁을 치르기 힘든 수준으로 연합방위 태세가 심각하게 약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미 연합훈련에 정통한 군사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 들어 3년째 야외실기동훈련(FTX)이 실종된 ‘워 게임(war game)’ 방식의 ‘반쪽의 반쪽짜리’ 훈련 수준 저하와 함께, 주한미군 지휘관·참모들이 한반도 안보환경 및 전구(戰區)를 반영해 작성되는 작계를 이해하고 숙달할 틈도 없이 1∼2년 만에 교체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미연합사에 근무하는 한국군 지휘관과 참모는 1∼2년 만에 교체되고 병사 복무기간도 18∼20개월로 크게 줄었다. 주한미군 역시 대부분 1∼2년 만에 교체되고 2사단 기갑여단 등 순환배치군은 9개월마다 교체된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 대규모 FTX인 독수리연습(FE)이 2019년 이후 3년째 사라지고 지휘소연습(CPX)의 핵심인 2부 반격연습을 아예 하지 않거나 축소됨에 따라 ‘한·미 연합작전 태세 유지를 위한 기본 프레임’ 즉 ‘연합 작전계획 작성→연습·훈련을 통한 검증→작계 수정 보완’ 시스템이 붕괴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군사전문가들은 주한미군과 전시증원부대 병력은 전년도 작계를 토대로 FTX를 병행한 전반기 CCPT를 통해 전시 임무를 이해 숙달하고 8월의 후반기 CCPT를 통해 완성하며, 그 과정에서 작계 보완 소요를 식별해 보완한다고 말한다. 작계 전면 수정은 2년 단위로 하되, 부분 보완은 매년 시행하는데, 대규모 FTX를 3년째 시행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한·미는 다른 지휘·무기체계를 갖고 있어 훈련을 통해 상호 운용성을 맞춰야 하고, 지휘관 참모가 1∼2년 사이 바뀌므로 연습을 자주 해야 적응이 된다”며 “전쟁이 나면 해외에서 장비·병력 전시증원이 한반도에 전개돼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함께 실병력 기동훈련이 필수”라고 말했다. 임호영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은 “연합훈련은 연초에 훈련 목적, 참가 범위를 정해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실시·평가·보완 시스템이 이어져야 하는데 이걸 계속하지 않으면 인적 인프라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한·미 연합군의 FTX는 2019∼2021년 3년간 사실상 중단되고 워게임으로 대체됐으며, 육군의 한·미 화력협동훈련도 지난 5년간 실시하지 않아 한·미 연합방위 태세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