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016년 3월 16일 경기 이천 7공병 도하훈련장에서 열린 한·미 연합 도하훈련 모습.

韓·美훈련, 올해도 대폭 축소
核전쟁 대비 연습은 아예 없어
“작계경험 없는 영관급 수두룩”
軍동맹 인적인프라 붕괴 우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취소 요구’에 실시 여부가 불투명했던 한·미 연합훈련을 위한 예비훈련 격인 위기관리참모훈련(CMST)이 10일부터 시작되지만 4년째 연합훈련 자체가 ‘반쪽짜리’로 진행되며 유사시 대응을 위한 한·미 군대의 인적 인프라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이 실제 핵무기를 사용했을 때를 대비한 연습은 아예 실시하지도 못하는 등 연합 대비태세 약화는 물론, 안보의 핵심인 한·미 동맹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9일 다수의 군 전문가들은 한·미 연합훈련이 수년째 축소돼 실시된 탓에 실전에 훈련경험을 활용할 병력이 없는 ‘인적 인프라 붕괴’를 우려했다. 임호영 전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은 이날 통화에서 “최근에 연합사에서 수년을 근무했어도 연합훈련 한 번을 제대로 안 해본 중령, 대령이 수두룩하다”며 “이들 계급이 점점 올라가 군단장도 하고 연합사령관도 하고 합동참모본부 본부장도 하게 될 텐데 작전계획(작계) 경험이 없으니 실전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순환배치되는 일부 주한미군은 9개월만 한국에서 복무한 뒤 떠나는데 제대로 된 훈련을 한 번도 안 한 채로 계속 바뀌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남북관계 및 코로나19 방역 등을 이유로 연합훈련이 축소를 거듭하는 사이 북한의 핵무기 사용을 가정한 훈련은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국민의힘 소속 국회 국방위원들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여당이 즉각 국방위원회 개최에 협조하고, 정부는 국민 앞에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