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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일부지역도 미분양 나와
“부동산 불안정성 커진탓” 분석

지방을 중심으로 청약 미달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완판 행진을 이어갔던 대구, 부산 등 광역시와 경기 일부 지역에서까지 1순위 청약에 이어 무순위 청약(줍줍)까지 미달 사례가 나오고 있다. 서울, 수도권의 청약경쟁률이 여전히 높지만 부동산 시장의 청약 광풍이 지방, 외곽에서부터 빠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2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등에 따르면 지난달 부산에서 진행한 ‘사상역 경보센트리안 3차’ 무순위 청약에서 8개 주택형 중 6개가 미달됐다. 무순위 청약은 통상 1∼2순위 청약이 미달될 경우 진행한다. 수년 동안 분기별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했던 대구에서도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대구 안심 파라곤 프레스티지’는 696가구 중 524가구의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이런 사례는 중소도시로 갈수록 더 뚜렷하다. 강원지역의 경우 올해 분양에 나선 9개 단지 중 8곳에서 1순위 미분양이 발생했고 경남지역도 10곳 중 7곳이 미달을 기록했다.

지방을 넘어 경기 일부 지역에서도 미분양 사태가 나타나고 있다.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역 월드메르디앙 웰라시티’는 더블역세권임에도 전용면적 71㎡ 타입 1순위 청약에서 7가구가 미달 접수됐다. 앞서 분양한 경기 이천시 ‘이천 진암지구 우방 아이유쉘 메가하이브’의 경우 84㎡를 제외한 전 타입이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지방을 중심으로 식기 시작한 청약 열기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투데이가 올해 1월부터 이달 둘째 주까지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을 지난해와 비교한 결과 서울의 경쟁률은 높아진 반면 수도권과 지방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산, 대구 등 지방 광역시의 청약 경쟁률 하락 폭이 두드러졌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조정’보다는 ‘숨 고르기’ 정도로 보는 게 적절할 것”이라면서 “지방 청약 열기가 일부 꺾이면서 부동산 시장 전체의 변동성과 불안정성은 커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시장의 조정기가 온다면 서울에서 먼 지역일수록 타격이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