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 회의후 청와대 방문
정상회담전 대북정책 조율
美 외교정책 대외적 강조

애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12일 일본에서 한·미·일 정보기관장 회의를 가진 데 이어 곧바로 방한해 청와대 방문 일정까지 계획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통상 정보기관장들은 행선 노출을 꺼리지만 헤인스 국장은 공개적으로 한국과 일본을 방문해 대중국 압박 기조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헤인스 국장은 이날 일본 도쿄(東京)에서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다키자와 히로아키(瀧澤裕昭) 일본 내각정보관과 함께 3국 정보기관장 회의를 하고 한반도·동북아 및 국제 정세 정보를 공유할 예정이다. 한·미·일은 지난달만 해도 미국에서 정보기관장회의를 여는 것으로 조율했지만, 최근 장소를 도쿄로 확정했고 헤인스 국장의 방한으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헤인스 국장의 행보는 동맹국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 기조 아래 대중국 견제를 대외적으로 강조하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미국의 정보기관장의 이 같은 공개 행보는 상당히 이례적”이라며 “일본 또한 바이든 행정부 기조에 맞춰 대중국 견제에 동참하는 상황에서 한국에도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헤인스 국장은 방한 기간 중 비무장지대(DMZ) 방문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과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의 면담도 조율하고 있다. 정부는 오는 21일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이뤄지는 헤인스 국장의 방한을 바이든 행정부와 대북 정책을 조율하는 자리로 활용할 계획이다. 박 원장 또한 방일 기간 중 3국 정보기관장회의와 일본 정계 인사들과의 접촉을 통해 대북 문제에 대한 협조를 구할 예정이다.

정부는 대북정책에 대해 미국과의 인식 공유를 강조하는 한편, 바이든 행정부가 주도하는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 등 4개국 협의체)’ 워킹그룹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기후변화’ ‘신기술’ 등 세 분야에 부분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