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비트코인 1130억 매수
위메이드는 가상화폐 발행
신사업·블록체인‘일석이조’

게임업계가 가상화폐를 직접 사들이거나 가상화폐 거래소 지분을 인수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가상화폐 관련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게임 이외의 신사업 분야로서 가상화폐 자체에 대한 매력도도 크게 증가했지만, 게임 내 가상화폐를 활용한 생태계 조성 등을 염두에 두고 관련 투자를 지속 확대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지난달 28일 일본법인이 1130억 원 규모의 비트코인 1717개를 매수했다고 발표했다. 개당 단가는 6580만 원 수준이다. 오언 마호니 넥슨 일본법인 대표는 “주주가치 제고 및 현금성 자산의 가치를 유지하는 전략”이라며 “현재 글로벌 경제환경에서 비트코인은 장기적으로 안정성과 유동성을 이어가고 미래 투자를 위한 자사의 현금 가치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넥슨은 그간 꾸준히 가상화폐에 관심을 보여 왔다.

가상화폐 거래소에 관심을 갖는 게임사는 넥슨 외에도 많다. 게임빌도 지난달 19일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원에 312억 원 규모를 투자해 지분 13%를 취득했다. 게임빌 관계자는 “사업지주회사로서 컴투스와 계열사를 포함한 전사적 차원에서 블록체인 기술과 가상화폐 플랫폼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게임빌과 코인원은 우선 대규모 트래픽 처리 기술과 해킹 대응 보안 기술 분야 협력에 나선다.

국내 게임사 중 블록체인 관련 기술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로 알려진 위메이드는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의 실소유주인 이정훈 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 의장이 소유한 지분 인수를 염두에 두고 구체적인 조건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메이드는 블록체인 전문 자회사 ‘위메이드트리’를 통해 ‘위믹스’라는 가상화폐를 발행하고 블록체인 기반 게임 ‘버드토네이도 포 위믹스’ ‘재신전기 포 위믹스’를 서비스하고 있다. 이르면 상반기 중 ‘대체 불가능한 토큰(Non Fungible Token·NFT)’으로 게임 내 아이템을 매매할 수 있는 거래소도 열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상화폐 가격 급등 및 거래 폭증 등으로 가상화폐 그 자체나 거래소의 가치가 높아진 상황에서 게임업계가 관련 기술을 게임 내 아이템 거래 등 생태계 조성에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해 적극 투자에 나서고 있다”며 “아직 가상화폐 자체는 휘발성이 크기 때문에 관련 기술이나 거래소 쪽 투자가 더 많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주 기자 sj@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