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내년도 최저임금을 두고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가 20일부터 본격 논의를 시작하는 가운데,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민주노총 각 지부위원장들이 최저임금 제도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낙중 기자

- 오늘부터 노사 협상 시작

노동계 “최소 6.2%이상 올려야”
경영계 “영세기업 차등 적용을”

문재인 정부 임기 마지막 해인 2022년도 최저임금을 놓고 경영계와 노동계가 좁힐 수 없는 간극을 보이고 있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1만 원’을 문 정부 임기 내 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경영계는 국제 수준과 비교해 높다면서 현재 최저임금(시급 8720원)의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20일 국회와 지역본부별 지방노동청 앞에서 진행한 최저임금 제도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통해 최저임금 1만 원 공약 이행 요구를 재확인했다. 민주노총은 “최저임금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원인이 아니다. 대기업-프랜차이즈 본사와 건물주의 갑질이 원인이다”며 경영계와 날을 세웠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1만 원을 주장해 왔지만 그동안의 최저임금 인상 추이에 따라 2022년 최저임금은 9000원을 넘는 선에서 결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노동계는 아직 공식적인 최저임금 인상 요구안을 정부에 제출하지는 않았지만 박근혜 정부 당시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보다 문재인 정부의 평균 인상률이 높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 정부 인상률인 7.4%를 넘어서려면, 2022년 최저임금은 최소 6.2%(시급 9260원) 인상돼야 한다는 게 노동계 주장이다.

반면 경영계는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경영계에 따르면 최저임금은 지난해 기준(시급 8590원)으로 이미 중위임금(가장 높은 근로자 임금부터 순서를 매겼을 때 한가운데 있는 임금) 대비 62.4%에 이르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국 중 6번째로 높고, 주요 7개국(G7) 중에선 1등이다. 경영계는 최저임금 심의과정에서 업종과 기업 규모 등에 따른 최저임금 차등적용 제도 도입을 요구할 방침이다.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최저임금 미만 근로자가 319만 명에 달했다. 최저임금 미만율은 15.6%로, 사상 2번째로 높았다.특히 5인 미만 사업장에서는 36.3%가 최저임금 미만 근로자였다.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인 하상우 한국경영자총협회 경제조사본부장은 “5인 미만 사업장에서는 사실상 최저임금을 지킬 수 없는 상황으로 분석되고, 업종별 편차도 심각해 경영환경을 고려한 최저임금 구분적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영계는 또 최저임금 산정 기준 근로시간에서 유급 주휴시간을 제외하도록 재차 요구할 계획이다.

노동계는 최저임금위원회 위원 선출에 제동을 걸고 있다. 노동계는 지난해 심의과정에서 역대 최저 수준(1.5%)의 최저임금 인상률이 결정된 이유를 현 공익위원들이 주도했다고 보고 있다.

정선형·김성훈 기자